부산 '기장 살해범' 택배기사 변장해 아파트 사전탐방했다[영상]

대상자인 항공사 기장 4명 자택 알아내기 위해 3년간 미행

MBN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부산에서 항공사 기장을 살해한 50대 전직 부기장이 범행을 위해 택배기사로 위장해 피해자 주거지를 사전 탐방한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부산일보에 따르면 살인 혐의로 지난 17일 검거된 전직 부기장 50대 A 씨는 약 6개월 동안 배송업체 직원으로 신분을 속이고 항공사 기장 4명의 자택을 반복 방문한 것으로 밝혀졌다.

A 씨는 범행 대상자들의 거주지를 알아내기 위해 약 3년간 이들을 미행했고, 정확한 주소를 파악하기 위해 택배기사로 위장해 아파트에 출입했다.

A 씨는 공동현관 각 세대 초인종을 누르며 실제 거주 여부를 확인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거주민들에게 특정 인물이 해당 주소에 사는지 묻는 방식으로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항공사 기장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50대 피의자 A 씨가 17일 오후 부산진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A 씨는 전 직장 동료인 국내 항공사 기장 B 씨(50대·남)를 살해한 후 울산의 한 모텔에 숨어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2026.3.17 ⓒ 뉴스1 윤일지 기자

A 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범행 대상자 4명의 정확한 자택 주소를 알아낸 뒤 범행 계획을 구체화했다.

A 씨와 함께 근무했던 동료의 증언도 나왔다. A 씨와 같은 항공사에서 근무했다고 밝힌 B 씨는 19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같이 일도 하고 통화도 몇 번 했지만 정신적으로 이상하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며 "이번 사건 피해자들과도 특별한 감정이 있었던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항공사 동료 기장은 사건 배경과 관련해 "공군사관학교 출신 선배들에게 실망감을 느껴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고 전했다.

압송 과정에서 A 씨는 자신의 범행에 대해 "3년을 준비했다"며 "공군사관학교의 부당한 기득권에 인생을 파멸했기 때문에 할 일을 했다"라고 반성 없는 태도를 보였다. 경찰 조사에서도 같은 취지의 진술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와 정신 상태를 계속 조사하는 한편,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신상정보 공개와 사이코패스 검사 실시 여부도 검토할 방침이다.

A 씨는 현재 살인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 17일 오전 5시 20분쯤 부산 부산진구 한 아파트에서 함께 근무했던 항공사 기장 C 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 전날에는 경기 고양시에서 같은 항공사 소속 기장 D 씨를 살해하려 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사건은 경기북부경찰청으로 이관돼 수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또한 A 씨는 부산 범행 직후 다음 범행 대상이 있던 경남 창원으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당시 대상자 E 씨는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고 있어 추가 범행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A 씨는 피해자들과 같은 항공사에서 부기장으로 근무하던 중 기장들과 갈등을 겪었고, 약 2년 전 자발적으로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khj8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