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 살해범' 여행 가방에 환복 준비…전화 끄고 현금결제 '치밀'[영상]

경찰, 신상정보 공개와 사이코패스 검사 실시 여부 검토

MBC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부산 한 아파트에서 항공사 기장을 살해한 뒤 도주한 50대 전직 부기장의 이동 장면이 공개되면서, 사전에 준비된 범행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부산 항공사 기장 살인' 사건 피의자가 범행 직후 태연하게 여행용 가방을 끌고 시내버스를 기다리는 범행 직후의 모습이 공개됐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인 50대 남성 A 씨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는 20일 오후 2시 부산지법에서 열린다. 심리는 영장전담판사가 맡아 진행될 예정이다.

MBC는 18일 국내 한 항공사 전직 부기장 50대 남성 A 씨가 범행 직후 도주하는 모습이 포착된 CC(폐쇄회로)TV 영상을 공개했다.

MBC

영상에서 A 씨는 모자와 마스크 등을 착용하고 지난 17일 새벽 5시께 범행을 저지른 뒤 약 1시간 뒤 부산진구 한 버스 정류장에서 캐리어를 끌고 이동하는 모습이다.

범행 당시 검은 옷을 입었던 A 씨는 아파트 복도에서 곧바로 흰옷으로 갈아입었고, 캐리어에는 흉기와 갈아입을 옷을 미리 준비해 둔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버스를 이용해 이동하며 도주를 이어갔다.

A 씨는 휴대전화를 끄고 현금만 사용하는 방식으로 위치 추적을 피했으며, 이동 중에도 계속 옷을 바꿔 입는 등 수사를 의식한 행동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항공사 기장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50대 피의자 A 씨가 17일 오후 부산진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A 씨는 전 직장 동료인 국내 항공사 기장 B 씨(50대·남)를 살해한 후 울산의 한 모텔에 숨어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2026.3.17 ⓒ 뉴스1 윤일지 기자

범행은 단발성이 아니었다. A 씨는 지난 16일 경기 고양에서 또 다른 항공사 기장 C 씨의 목을 졸라 살해를 시도했으나 미수에 그쳤고, 다음 날인 17일 부산에서 전 직장 동료인 기장 B 씨를 흉기로 살해했다.

이후 추가 범행을 위해 경남 창원으로 이동했지만 대상자 D 씨가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계획을 포기했다. A 씨는 결국 울산으로 이동해 모텔에 머물다 범행 약 14시간 만인 같은 날 오후 8시쯤 검거됐다.

조사 결과 A 씨는 수개월 전부터 범행 대상자들의 거주지와 출근 시간, 동선 등을 추적하며 치밀하게 준비해 왔고, 목표 인원도 4명으로 특정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피해자 주변을 반복적으로 찾아다닌 정황도 확인된 상태다.

압송 과정에서 A 씨는 "3년을 준비했다"며 "공군사관학교의 부당한 기득권에 인생을 파멸했기 때문에 할 일을 했다"고 주장했고 경찰 조사에서도 같은 취지의 진술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측은 퇴사 과정에서 앙심을 품었을 가능성도 제기한 상태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와 정신 상태를 계속 조사하는 한편,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신상정보 공개와 사이코패스 검사 실시 여부도 검토할 방침이다.

khj8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