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시, 기후재난 예산 3217억 편성에도…3분의 1도 안 썼다
올해 총 예산 중 집행액 931억 원뿐…집행률 28.9% 불과
대심도 배수터널 공사비 미집행 이유…"예산 제때 집행해야"
- 이비슬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서울시가 올해 산불·폭염·태풍 등 기후 재난 대응을 위해 3200억 원 넘는 예산을 편성했지만, 실제 집행 액수는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서울시가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서울시 기후재난(폭염·한파·대설·풍수해·산불·산사태) 대응·복구·예방 예산은 총 3217억 원으로 집계됐다. 시비 2574억 원과 국비 643억 원을 포함한 액수다.
서울시가 폭염·한파·산불 등 기후재난 유형에 따라 부서별 대응 정책과 관련 사업 예산을 연도별로 취합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연도별 총예산(시비·국비)은 △2021년 1129억 원(1068억·61억) △2022년 1153억 원(1071억·82억) △2023년 2069억 원(1648억·421억) △2024년 2842억 원(2278억·564억)으로 집계됐다.
올해 총예산 가운데 지난달 30일 기준 집행한 액수는 931억 원(28.9%)으로 집행률이 총예산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파악됐다. 연도별 집행률은 △2021년 88.2% △2022년 85.8% △2023년 72.6% △2024년 47.9%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집행률이 유독 낮은 이유는 서울시가 풍수해 대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공사 예산을 대부분 미집행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관련 올해 예산을 약 800억 원으로 책정했다.
대심도터널은 도심에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빗물을 저장해뒀다가 배수하는 대규모 방재시설이다. 2022년 서울에 내린 집중호우를 계기로 사업을 추진했지만, 공사비 문제로 지연되다 올해 강남역·도림천·광화문 일대 터널 착공에 돌입하기로 했다.
시는 지난 17일 강남역 일대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건설공사 업체와 계약하며 다소 늦게 계약금을 지급했다. 나머지 공사에 대한 계약도 이달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다만 올해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공사 예산을 전부 집행하더라도 시의 전체 기후재난 예산 집행률은 70%대에 머물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미집행한 예산은 내년으로 이월한다.
위성곤 의원은 "매년 폭우·폭염 등 기후위기가 심화하고 있는 만큼 기후재난 대응 예산은 제때 집행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주요 사업의 지연 원인을 명확히 점검하고 시민 안전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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