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자마자 집 나가라는 남편…방 못 구해 두 달 치 월세 내고 나왔다"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자신에게 관심 주지 않은 아내가 외도 원인이라고 주장한 남성이 이혼 시 장애 앓는 딸을 보육원에 보내겠다고 주장해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5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네일 숍을 운영하던 A 씨는 손님으로 찾아왔던 두 살 연상 남편과 결혼해 가정을 꾸렸다. 당시 남편은 네일숍에 다니며 손발톱을 관리하고, 피부도 가꾸고 혼자 메이크업하는 이른바 '그루밍족'이었다.
두 사람은 절반씩 내서 집을 공동명의로 구매했고, 결혼 초반 몇 개월 동안은 서로의 수입을 공유하지 않은 채 각자 지출했다고 한다.
다만 남편이 화장품 등에 지출하는 비용이 상당했으나, 번듯한 직장이 있으니 별다른 간섭하지 않고 넘어갔다는 게 A 씨의 이야기다.
문제는 A 씨가 임신과 출산으로 네일 숍을 쉬면서 발생했다. 당분간 남편의 외벌이로 생활해야 하는 상황에서 A 씨는 "생활비를 얼마 줄 수 있냐"고 물었다.
그러자 남편은 "당신한테 줄 돈은 없다. 내 피부과 끊어 놓은 것도 있고 부모님 생활비며 대출 이자도 갚아야 한다. 그러면 월급 받고 남는 돈이 100만 원 정도인데, 이건 내 용돈으로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황당한 A 씨가 남편의 월급을 캐물은 끝에, 남편이 자신과 비슷하게 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 씨는 "월급이 절대 적지 않은데도 남편 씀씀이가 헤프다 보니 제게 줄 생활비가 없었던 것"이라며 "가끔 분유나 기저귀를 온라인으로 시켜주는 정도가 다였고, 집수리비나 가족 경조사에는 전혀 쓰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딸 백일잔치 답례품도 좋은 거 주고 싶었는데 사치 부리지 말라고 해서 내 돈 내고 샀다"라며 "친정엄마가 손녀 봐주러 오셨을 땐 용돈을 드리기는커녕 불편하다고 밤늦게까지 술 마시고 들어와 술주정 부렸다"고 주장했다.
그뿐만 아니라 남편은 주식과 도박에도 손을 댔고 A 씨에게 손찌검하다 손목이 골절된 적도 있었다. 나아가 같은 직장 여성과 카풀하면서 바람을 피웠다.
A 씨가 외도에 대해 추궁하자, 남편은 "네가 언제부터 나한테 관심 있었냐? 너는 나를 돈 버는 기계로 취급하지 않았냐"고 적반하장 태도를 보였다. 동시에 A 씨가 갓 돌 지난 딸의 눈에 이상이 생겨 병원에 데리고 다니자, 남편은 "왜 난 안 챙기고 딸만 챙기냐? 그러니까 내가 외도하지"라며 불륜을 합리화했다.
결국 어린 딸은 선천성 녹내장으로 시각장애 판정을 받았다. A 씨가 "이혼 소송하면 네가 아이 키워야 할 수도 있다"고 하자, 남편이 "난 보육원에 보낼 거다. 난 장애인이 제일 싫어"라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A 씨는 "자기 자녀인데, 아이를 앞에 두고 이런 폭언을 했다. 남편은 아이가 배 속에 있을 때부터 '아이가 생기면 돈 나간다'며 싫어했다"면서 이혼했다고 밝혔다.
부부 사이에 나눌 재산은 공동명의의 집뿐이었다. A 씨는 "집을 절반씩 나누기로 했는데 남편은 집이 팔리자마자 반값을 입금하라면서 당장 나가라고 했다. 다른 집을 구할 때까지 시간을 달라고 했는데, 월세를 달라고 해서 결국 두 달 치 월세를 내고 나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나 얼마 뒤 A 씨는 경찰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고. 그는 "이혼 당시 살림살이를 합의해서 가져가기로 했는데 남편이 '난 다 필요 없고 내가 샀던 로봇청소기 하나만 주고 다 너 가져라'라고 했다. 그래서 로봇청소기 빼고 다 가져갔다"며 "문자 메시지 증거도 있는데 제가 살림살이를 다 가져갔다고 절도죄로 고소한 것"이라고 황당해했다.
양지열 변호사는 "부부가 살림하면서 갖고 있던 모든 물건은 일단 공동 소유로 본다. 소송을 거치지 않고, 변호사의 조력을 얻지 않고 이혼하는 과정에서 재산분할 합의서를 안 남겨놓는 경우가 있다"라며 "이혼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상대방이 뭘 하나 가져가면 절도라면서 괴롭히는 사람들이 있다. 어쨌든 A 씨에게 문자 메시지 증거가 있으면 처벌받을 리 없다. 오히려 남편을 무고죄로 고소해도 될 정도"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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