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조리원 매일 오는 시모…남편 먹을 반찬만 싸오며 '아기 괜찮냐' 말뿐"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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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출산 후 매일 산후조리원을 찾아오는 시어머니 때문에 힘들다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어머니가 산후조리원에 매일 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 씨는 "아기를 출산하고 조리원에 있다. 처음에는 2주 할까 하다가 몸이 너무 힘들어 3주 예약하고 휴식 중이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자연분만으로 3.5㎏ 낳고 나니 죽을 거 같다. 아이 낳고 직후에는 경황이 없어 제 몸을 찢고 꿰매도 못 느끼겠더니 하루이틀 지나니 온몸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A 씨는 다른 산모들과 달리 속이 매슥거려 물만 마시고 입덧하듯 토할 것 같고 어지러운 증상으로 고통받고 있다. 그는 "남편이 오는 것도 버겁고 친정 부모님도 잠깐 면회하고 가신다. 그런데 출산 이후부터 시어머니가 매일 오기 시작했다. 하루에 두 번 방문한 적도 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오는 것도 귀찮아죽겠는데 오면 하는 말이 '아기 상태는 괜찮냐' 이 말뿐이다. 제 걱정해서 오는 것도 아닌 거 같다. 바리바리 싸 오셔서 들여다보니 죄다 본인 아들이 좋아하는 음식 천지다"라고 밝혔다.

그는 "처음에 저보고 힘든데 뭐 먹고 싶냐고 하시기에 황도 복숭아가 먹고 싶다고 했는데 한 번을 안 사 오시더니 아들 더운데 너도 고생이라며 아들이 좋아하는 바나나는 매일같이 사 오시고 우유에 갈아오신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밥이 안 넘어가서 죽을 지경인데 아들보고 집에 갈 때 가져가라며 반찬도 바리바리 싸 오신다. 싸 오는 건 괜찮은데 냄새만 맡아도 토할 거 같다"고 했다.

참다못한 A 씨가 시어머니에게 "부탁인데 저 몸 좀 회복되고 와주세요. 가만히 누워 있어야 하는데 어머님이 매일 오시니까 마음도 불편하고 힘들어요"라고 말했다. 시어머니는 알겠다면서도 서운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심지어 조리원분들도 '산모님 시어머님 장난 아니다. 이 더위에 매일 오신다'고 하는데 창피해 죽겠다. 그냥 아무도 없는 방에서 제발 혼자 쉬고 싶다. 누워서도 시어머니 얼굴을 매일 봐야 하니 더 우울해지고 감정이 땅 밑으로 꺼지는 거 같다. 화병이 나서 죽겠다"라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사다 줄 것도 아니면서 먹고 싶은 거 왜 물어본 거야?", "산후조리원 나오면 친정으로 가세요", "가까이 사는 거 같은데 이제 시작이다. 집에 오면 더 편하게 들락거리고 냉장고며 살림 손댈 것 같다", "조리원에서 방문 허락해 주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