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리는 손, 이해 부탁"…다이소 편지지 포장 삐뚤빼뚤한 이유

장애인 근로자들이 포장하는 다이소의 편지지 세트.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뉴스1
장애인 근로자들이 포장하는 다이소의 편지지 세트.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뉴스1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일부 다이소 편지지가 삐뚤게 포장돼 있는 뜻밖의 이유가 알려지면서 감동을 자아냈다.

최근 자신을 다이소 천원 편지지 세트의 제조 과정 담당자라고 밝힌 A 씨는 SNS를 통해 제조 과정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전했다.

A 씨는 "'다이소-중간 업체-우리' 이렇게 있으면 우리가 중간 업체에서 물건을 가져온다. 그러면 장애인 근로자, 훈련생들이 포장한다. 그래서 가끔 띠지가 높거나 낮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숫자를 못 세서 포장만 열심히 하고 떨리는 손으로 테이프를 붙인다. 파르르 떨리는 손으로 조심스레 포장한 거니 마음에 안 들어도 이해해달라"고 부탁하며 "그래도 불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간중간 점검도 한다"고 말했다.

A 씨의 글에는 장애인 근로자 아들을 둔 한 누리꾼도 경험담을 전했다. 그는 글쓴이에게 "작업장 선생님이신가 보다"라며 "장애인 근로 작업장에 우리 아들이 근무했었는데 주방용품 조립하는 업무를 맡아 했었다. 조그만 부품을 끼워 넣는데 30개씩 메모지에 체크해가며 하나하나 끼워 넣었다. 장갑을 끼고 작업하는데도 손톱이 약해서 부러지고 오면 속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이소 제품 중에 국내 장애인 근로로 제작되는 것이 많다"고 알리며 "근무 환경도 나쁘지 않고 위생에 대한 부분, 작업자 관리에 대한 부분 모두 담당 선생님들이 계신다. 최저시급 제외 업무라 시급으로 계산하지 않고 업무량에 따라 차등 지급하기 때문에 중증 장애인들에게 업무 부담도 없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끝으로 그는 "부모 입장에서 아들에게 매일 출근하는 습관과 경제에 대한 개념, 책임감 등 자신의 가치를 갖게 하는 측면이 있어 좋았다"며 "다이소 가면 저도 '앗 이 제품은 장애인이 만들었겠다' 하는 게 많다"고 덧붙였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딱히 삐뚤다는 생각은 못 했는데. 장애인들이 만든 것들이었다니 오히려 좋다" "만 원짜리도 아니고 천 원짜리인데 내용물이 중요하지 포장이 그리 크게 중요하겠나. 장애 없는 사람도 실수하는데 더불어 살자" "삐뚤빼뚤해도 괜찮으니 좋은 장애인 일자리가 많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다이소를 운영하는 아성다이소는 지난 2014년 장애인표준사업장 인증을 받은 기업들과 함께 '장애인 자립 기반 마련과 고용 창출 그리고 복지증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아성다이소 관계자는 "1000원 제품을 팔면서 1000원 이상의 가치를 사회에 창출하는 것이 다이소의 기업 정신"이라며 "좋은 제품을 생산하면서 장애인들의 고용 안정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과 협력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syk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