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구안' 주문한 서울시, 서울교통공사 공사채 발행 승인할까
지하철 파업 넘겼지만 '경영 효율화 방안'은 빠져
"재정 상황 볼 때 승인 안 하기도 어려워" 의견도
- 김진희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서울교통공사 노사가 파업을 하루 앞두고 극적으로 타협하면서 한 고비 넘겼지만 1조6000억원에 이르는 적자를 해소할 구체적인 '경영 효율화' 방안 내용이 빠져있어 미봉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공사는 7000억원 규모의 공사채를 발행해 부족자금을 메울 계획이지만 서울시와 행정안전부가 이에 대한 전제 조건으로 구조조정 등 '강력한 자구안'을 내세우고 있어 향후 공사채 발행 승인 여부에도 주목이 모아진다.
13일 서울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해 1조113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올해도 1조60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2017년 서울메트로(1~4호선)와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가 통합한 이래 공사는 2017년 5254억원, 2018년 5389억원, 2019년 5865억원의 단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운행 수입 급감으로 적자폭이 더욱 커졌다. 지난해 수입액은 전년 2조550억원 대비 4448억원 감소한 1조6102억원이다.
이에 서울교통공사는 재정난을 타개하고자 팔 수 있는 건 다 내놨다. 사당복합환승센터 부지, 창동차량기지 부지 지분, '알짜배기' 땅인 용산4구역 보유자산(아파트 1채, 오피스 49실) 등을 매각하기로 했다. 이들 부지가 모두 매각될 경우 공사는 총 8000억원의 수입이 생긴다.
공사는 지하철 역사의 주역명에 부역명을 다는 '역명 병기' 유상 판매도 약 5년 만에 추진했다. 최근 을지로4가(지하철 2·5호선), 역삼(2호선)역 등에 대해 공사는 각각 BC카드, 신세계와 부역명 판매 계약을 맺었다. 해당 역은 각각 BC카드역, 센터필드역으로 함께 불리게 된다.
또 공사는 캐릭터 '또타'를 소재로 한 다양함 상품을 판매한다. 지난 4월 공사의 재정난을 시민에게 알리기 위해 깜짝 이벤트로 '또타' 인형을 팔았으나 반응이 좋자 최근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 티셔츠, 쿠션, 휴대전화 케이스 등 상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 같은 노력에도 앞서 서울시는 공사에 오는 2026년까지 전체 인력의 10% 가까운 약 1500명을 구조조정하는 등 강도 높은 자구안을 요구했다. 하지만 노조 측이 무임운송에 따른 손실보전을 정부 차원에서 지급해야 한다고 파업을 선언하면서 노사 양측은 대립각을 세웠다.
전날 공사 노사는 마지막 본교섭에서 3차례 정회와 속개를 거듭한 끝에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노사는 공사의 재정위기 극복과 재정 정상화를 위해 정부, 서울시에 무임수송 손실 보전 등의 건의하기로 했다.
다만 이는 서울시와 행안부가 당초 공사에 요구한 구조조정을 포함한 자구안이 아니어서 향후 공사채 발행 신청을 승인해 줄지가 관건이다. 공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조원이 넘는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공사채를 새로 발행해 부족자금을 메울 계획이었다.
서울시는 이달 말까지 행정안전부에 공사채 발행 승인을 신청해야 한다. 시는 노사 협상 전인 전날까지만 해도 신청 계획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조만간 행안부에 신청할 예정이었다.
한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 불씨는 남아있긴 하지만 공사 재정 상황을 고려했을 때 발행 승인을 안 해주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공사채 발행 신청은 서울시에서 하는 것"이라며 "시가 만약 신청을 하면 행안부는 10월 검토, 11월 심의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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