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 심해 불편했던 서울길 8곳, 주민공모 방식으로 싹 바꾼다
서울시, '구릉지 이동편의 개선사업' 대상지 확정
오는 2021년까지 엘리베이터 등 이동시설 설치 계획
- 장지훈 기자
(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 = 서울 성동구 옥수교회 앞 보행로와 중구 대현산 배수지공원 등 지하철을 타려면 위험한 급경사 길을 10분 이상 오르내려야 하거나, 공원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가파른 계단길을 거쳐야만 하는 등 경사가 심해 보행과 차량 접근이 어려웠던 서울 지역 구릉지 8곳이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구릉지에 사는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엘리베이터와 모노레일 등 이동시설을 새로 설치하는 '구릉지 이동편의 개선사업' 대상지 8곳을 확정해 오는 2021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경사도와 관계없이 시민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기 위해 추진됐다. 사업지 주민들이 직접 상황에 맞는 이동시설을 제안하고 이를 반영해 사업을 추진하는 '주민공모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사업 대상지는 △중구 동호터널 옆 옹벽 △성동구 옥수교회 앞 보행로 △서대문구 북아현동 251-99 △성동구 행동2동 대현산공원 △금천구 금하로30 △용산구 서울역일대도시재생지역 서계동33-51 △중구 대현산 배수지공원 △금천구 장미공원 등 8곳이다.
서울시는 7개 자치구 13개 대상지를 대상으로 지난 7일 현장심사와 지난 13일 주민공모심사를 거쳐 사업지를 선정했다. 사업의 실현가능성, 자치구의 집행 의지, 사업 시행에 따른 주민 편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수직형 엘리베이터' '경사형 엘리베이터' '경사형 모노레일' '보행데크' 등 가운데 각각의 사업 대상지에 적합한 이동시설이 설치될 예정이다.
가령 중구 대현상 배수지공원의 경우 총길이 110m의 경사형 모노레일이 설치된다. 저지대에 사는 노년층이나 영유아도 손쉽게 경사를 오를 수 있어 공원 이용이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오는 6월까지 사업지에 대한 기본계획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7월부터는 기본·실시 설계를 추진하고 10월에는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21년 말까지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한편 서울시는 구릉지가 많은 지역인 강북구 삼양동·미아동의 저층 주택 밀집지역 2곳에서 추진하고 있는 시범사업의 계획은 일부 변경해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미아동의 경우 주민 의견을 반영해 애초 계획한 모노레일 대신 2대의 수직형 엘리베이터와 보행데크를 설치하기로 바꿨다. 사업대상지도 신일중‧고등학교 뒤편 부지에서 강북실버종합복지센터 주변 오동근린공원산책로 입구로 변경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미아동 주민들은 모노레일을 설치하면 나무를 베어내야 해 생태계가 파괴되고, 설치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소음이 많이 발생한다는 점을 우려했다. 신일중‧고등학교 뒤편 부지에 설치하면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의견도 영향을 미쳤다.
서울시는 바뀐 계획에 따라 오는 7월까지 미아동 이동시설 설치 관련 기본·실시 설계용역을 완료하고 9월 착공해 2021년 상반기 준공한다는 목표다.
삼양동의 경우 미양초등학교 학부모 의견을 수렴하고 인접 주택·석축·사면부 기술 검토를 종합한 결과 2024년으로 계획 중인 미양초등학교의 개축과 함께 이동시설 설치도 병행하는 방안으로 의견이 좁혀졌다.
애초 서울시는 미양초등학교 개축 이전 근처에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려고 했으나 주민들이 공사 공정이 복잡하고 기간이 길어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가 우려된다며 반발한 상황이다.
여기에 학교 개축이전에 이동시설 설치 공사를 위한 장비 진입시 시공 부지를 추가로 확보해야하는 등의 문제가 겹쳐 학교 개축과 이동시설 설치를 병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구릉지에 사는 시민들의 이동 편익을 높이기 위한 사업들인 만큼 사업대상지와 교통수단을 주민들이 직접 결정하는 게 타당했다"며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향후 서울시 전역의 구릉지로 이동 편의시설이 확대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hunhu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