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세월호참사 반성하고 분노, 행동하자"

124회 노동절 대회…서울역 집회 뒤 서울광장까지 행진
세월호참사 애도·분노…"박 대통령 책임지고 물러나야"

1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세계 노동절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민주노총은 이날 노동절을 맞아 전국 12개 광역시·도에서 세계 노동절 대회를 열었다. 2014.5.1/뉴스1 © News1 한재호 기자

(서울=뉴스1) 박현우 기자 = 124번째 노동절을 맞아 민주노총이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노동절대회를 열고 서울 시내를 행진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세월호참사에 대한 추모와 반성, 관계당국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뤘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1일 오후 2시 서울역광장에서 회원과 시민 1만여명(경찰추산 5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4년 세계노동절대회'를 열고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지적했다.

위성태 세월호참사 문제해결을 위한 안산시민단체연대 정책팀장은 추모발언에서 "배가 기울고 물이 차오르는 상황에서 가만히 있으라는 어른들의 말을 들었던 착학 아이들이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며 촛불을 들었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희망은 슬픔이, 분노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자의 도시 안산이 아니고 강남 8학군 자녀들이나 국회의원 딸이 탄 배가 가라앉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했어도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한채 배를 가라 앉게 뒀겠냐"며 "지방선거, 월드컵이 와도 잊지 않겠다. 제대로된 진상조사 없이 넘어가면 대한민국은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덕휘 전국빈민연대 공동의장은 "박근혜 정권이 복지제도를 누더기로 만들어 빈곤과 절망 끝에 서 있는 사람들도 같이 침몰하고 있다"며 "세월호 참사를 비롯한 사회적 타살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져야 할 박근혜 정권은 이미 선장 자격을 잃었다. 지금 당장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용 보건의료노조 고대의료원지부장은 "아이들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지 못한 죄책감으로 어른들의 가슴은 무너져 내리고 있다"며 "현 정권이 추진하려고 하는 의료민영화도 이에 못지 않게 환자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대참사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국민 건강과 생명을 포기하는 의료민영화 정책을 전면 폐기해야 한다"며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혀내고 무분별한 민영화와 규제완화를 막아내자"고 강조했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세월호 참사로 숨진 아이들이 노동자들의 가족이라 더 가슴이 미어진다"며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미안하고 이 세상을 민중을 위한 세상으로 만들자며 투쟁했던 민주노총의 위원장으로서 참사를 막지 못해 미안하다"고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사과했다.

그러면서 "노동자들로 조직된 우리 집단들이 극단적 반성을 통해 집단의 힘으로 세상 사람들의 가치관을 바꾸지 못하면 앞으로도 미안하고 좌절하고 슬퍼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80만 민조노총 조합원들이 이 땅에 새로운 가치관을 세우고 권력과 자본에 의해 사람들이 죽지 않을 세상을 위해 끝까지 분노, 행동하자"고 독려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2시간 남짓 서울역광장에서 노동절대회를 진행한 뒤 오후 4시쯤 서울광장을 향해 행진했다. 이들은 서울광장에 차려진 시민분향소에서 합동분향을 할 예정이다.

hw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