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AI 전력난에 '원전 유턴'…신규 2기 넘어 추가 검토(종합)
신규 원전 2기 2037·2038년 준공…기후장관 "추가 가능성 열어둬"
탈석탄·가스 감축 압박에 AI·반도체 전력수요 증가…여론도 반영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세종=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이재명 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기조와 거리를 두면서, 신규 원전 2기 건설을 포함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을 원안대로 추진하기로 확정했다.
이 대통령이 과거 언급했던 원전 회의론을 뒤집고 '원전 복원'을 공식화한 것으로, 인공지능(AI) 산업 등 폭증하는 전력 수요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원전을 필수 기저 전원으로 인정한 '실용주의적 유턴'으로 풀이된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26일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담긴 대형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전(SMR) 1기 건설을 계획대로 이행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정부는 차기 12차 전기본에서 원전 추가 건설 가능성까지 열어두며, 에너지 정책의 무게중심을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투 트랙(Two-Track)' 체제로 옮겼다.
기후부는 지난해 12월과 이달 7일, 두차례 정책 토론회를 열고, 2개 여론조사 기관을 통해 국민 의견을 수렴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조사 결과, 확대가 필요한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와 원전이 순서대로 꼽혔고, 원전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80% 이상, 신규 원전 추진에 찬성하는 응답이 60% 이상이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신규 원전과 관련해 "가능한 부지가 있고 안전성이 담보되면 (원전을) 하는데, 제가 보기엔 현실성이 없다"고 언급하면서, 정부가 11차 전기본을 그대로 이행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 바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원전을 다시 기저 전원 축으로 끌어올린 배경으로는 석탄·가스 감축 압박과 전력 수요 증가 전망이 동시에 제시됐다.
김 장관은 "전력 부문이 석탄·LNG 발전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석탄발전은 2040년까지 '제로화'해야 하고 LNG 발전도 줄이면서 '수소화 및 비상전원화'로 전환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전환을 위해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함께 확대하되,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은 ESS(에너지저장장치)와 양수발전 확대로 보완하고, 원전은 안전성과 '경직성' 문제를 함께 보완하겠다고 설명했다.
신규 원전 일정도 재확인됐다. 김 장관은 제11차 전기본상 소형모듈원전(SMR)은 2035년, 신규 원전 2기는 2037년과 2038년에 발전을 시작할 계획이며, 이번 결정은 그 계획을 직접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정 지연 우려에는 부지 공모에 1~2개월, 확정에 3개월가량이 소요된다는 내부 추산을 제시하며, 건설 허가와 착공 절차를 진행하면 2037년과 2038년 준공 목표에 "별다른 차질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신규 원전 부지 공모 과정에서는 지역 수용성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후부는 주민 반발이 큰 지역에 원전을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으로, 부지 안전성과 지역 여론을 함께 고려해 선정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엔 이 2기 원전 외 '추가 원전' 가능성에 관심이 쏠렸다. 김 장관은 "일부러 닫거나 하는 것은 아니고, 어느 정도의 수준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믹스에 맞는지 여부는 12차 전기본에서 검토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김 장관은 추가 원전의 경우, 결론을 미리 정해두지 않고 12차 전기본 논의 과정에서 공론화와 의견 수렴을 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번 공론화 과정을 둘러싸고 일부 환경단체를 위주로 '범위'와 '질'의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여론 수렴에서 기후위기 당사자인 아동·청소년 의견은 배제됐다는 것이다. 김 장관이 여론조사가 지역별·세대별 구성을 반영했다고 전제하면서도 "아주 나이가 어린 분들의 여론이 어떻게 반영돼 있는지는 추가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두 차례 토론회가 명분 쌓기에 그쳤다는 비판에는 "두 번으로 복잡한 얘기를 어떻게 다 하겠느냐"며 한계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어차피 12차 전기본 과정에서 같은 쟁점이 다시 제기될 수밖에 없다. 그때 필요한 정보들을 최대한 공개하고 공개 토론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12차 전기본의 윤곽은 올해 상반기 중 나올 전망이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원전 확대가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에는 '원전 유연운전'이 핵심 해법으로 제시됐지만, 실증 필요성을 인정했다. 김 장관은 "재생에너지 비중이 커지면 낮 시간대에 재생에너지와 원전이 부딪힐 수 있다"며 "ESS(에너지 저장장치)·양수로 흡수하는 방안과 함께 불가피할 경우 유연운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후부는 의견 수렴 과정에서 제기된 쟁점 과제를 포함해, 다양한 형식, 과정을 통해 향후에도 국민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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