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수능 모평, 선택과목 세부정보 비공개…"입시전략 막막"

평가원 "통합형 취지 어긋나고 수험생 혼란" 비공개 방침
학교·학원 "원점수 얼마 올려야 등급 오를지 계산 어려워"

지난 3일 서울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주관 6월 모의평가를 보고 있다./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과 교육부가 6월 모의평가 결과와 관련해 선택과목별 세부 정보는 공개하지 않기로 하면서 수험생이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평가원과 교육부는 29일 교육부 출입기자단 온라인 백브리핑에서 선택과목별 평균과 표준편차를 공개해달라는 학교 현장 요구를 알고 있지만 내부 논의 결과 비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평가원 관계자는 "선택과목별 성적 정보를 공개할 경우 선택과목이 전체 점수를 좌우한다는 인식이 확산할 수 있다는 판단하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지면서 국어와 수학은 '공통과목+선택과목' 형식으로 출제된다. 수학 같은 경우 '확률과통계' '미적분' '기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시·도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3·4월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가 치러진 이후 진학 담당 교사 사이와 입시업계에서는 선택과목별 정보 공개가 현재보다 확대돼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다.

서울시교육청과 경기도교육청이 각각 공개한 3·4월 학평 성적 분석 결과에는 등급별 비율과 함께 국어·수학·영어 등 영역별 원점수 평균과 표준편차만 나와 있다.

6월 모의평가 결과를 놓고 보면 영역·과목별 등급 구분 표준점수와 등급별 인원·비율만 공개됐다.

수학을 예로 들면, 1등급 커트라인이 표준점수 134점으로 1만6620명이 1등급을 받아 비율이 4.22%로 파악됐다.

확률과통계·미적분·기하 등 수학 선택과목별 원점수 평균이나 표준편차는 따로 공개되지 않았다.

백상민 경북 문명고 교사는 "표준점수를 산출할 수 있는 선택과목별 공통과목 평균과 표준점수, 선택과목 평균과 표준점수, 전체 집단의 공통과목 평균과 표준점수 정보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점수에서 공통과목과 선택과목 중 원점수를 어느 정도 올려야 학생이 원하는 등급에 속하는 표준점수를 받을 수 있을지 계산하기 위한 정보가 없어 진학지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입시업계에서는 수능 대비에 중요한 가늠자가 되는 6월 모의평가에서 정보 제공이 충분해야 수험생이 입시 대비를 원활하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공통과목과 선택과목별 원점수 평균과 표준편차 등은 주지 않더라도 선택과목별로 달라지는 원점수 대비 표준점수를 알려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도 "일선 학교에서 선택과목을 바꾸려고 하는 학생들에게 정확한 방향을 잡아주는 데 혼선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6월 모의평가에서도 지난 학평과 비교해 국어와 수학에서 선택과목 비율에 변화가 관찰됐다.

수학에서는 미적분과 기하 선택 비율이 늘어나고 확률과통계는 줄었다. 통상적으로 기존 문과 학생은 확률과통계, 이과 학생은 미적분이나 기하를 주로 선택한다.

확률과통계는 선택 비율이 3월 학평에서는 60.5%였지만 4월 학평에서 59.1%로 줄어든 뒤 6월 모평에서는 55.4%로 떨어졌다.

반면 미적분은 3월 학평 33.7%에서 4월 학평 34.6%, 6월 모평 37.1%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하도 3월 학평 5.8%, 4월 학평 6.4%, 6월 모평 7.5%로 늘었다.

임 대표는 "수학은 약대 신설로 이과 재수생이 증가했고, 확률과통계를 선택한 학생 중 일부가 미적분이나 기하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평가원은 선택과목별 세부 정보 공개는 문·이과 통합형 수능 시행 취지에 어긋날 수 있다며 향후에도 비공개 방침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평가원 관계자는 "선택과목별 점수를 공개하면 공개된 점수로 유리함을 따져서 전략적이고 비교육적인 방식으로 (수험생이) 몰려다닐 가능성이 크다"면서 "더 혼란스러워져서 수험생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밝혔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