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조작된 정황이 사실 덮을 수 없어"…23일 항소심 선고(종합)

특검, 징역 1년 6개월 구형…"국민 신뢰 훼손"
吳 "사법정의 살아있다는 것 증명될 거라 믿어"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6.10.2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한수현 기자 = '여론 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항소심에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오 시장은 "자리를 잃는 건 두렵지 않다"면서도 "조작된 정황이 사실을 덮을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해 달라"고 호소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구회근)는 2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 시장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특검팀은 오 시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3300만 원의 추징을 명령해달라고 요청했다.

함께 기소된 강철원 전 부시장과 후원자 김한정 씨에 대해선 각각 징역 1년을 구형했다. 특검팀의 구형량은 1심과 같다.

특검팀은 "오 시장은 유력 정치인으로 누구보다 정치자금법을 준수해야 하는 지위에 있었는데도 정치 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여론조사 비용을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제3자에 의해 지급되게 했다"며 "법질서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범행으로 인한 최종적 이익의 주체임에도 불구하고 수사 및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혐의를 부인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여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 측은 항소심에서 새로 제출된 김 씨와 명태균 씨 사이 통화 녹취 내용 등을 들어 특검팀의 공소사실은 입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의 변호인은 "녹취록을 보면 김 씨가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비용을 대납한 것이 오 시장과 무관하다는 게 여과 없는 대화에서 드러났다"며 "김 씨는 스스로 의뢰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으니 아쉬움과 머쓱함을 나타냈고, 명 씨는 이와 관련 오 시장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알려줄 필요도 없다고 얘기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그 비용의 송금과 관련해 오 시장의 의뢰나 대납 요청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명 씨의 말만 있다"며 "명 씨의 진술은 기억에 의한 것이 아니라 여러 조사 과정에서 제시된 자료를 가지고 말하고,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들까지 모두 명 씨의 진술이 허위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올해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자기 비용 6억 원을 들였는데, 2000만~3000만 원이 아깝다고 이렇게 할 사람이 아니다"라며 "1심은 추정과 추정을 거듭해 사실 인정한 것이 많아 오로지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시각에서 이 사건 증거관계 등을 살펴보고 사실을 있는 그대로 판단해 달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최후진술을 통해 "명 씨를 단호히 끊어내지 못하고 계속 접근할 여지를 줘 법정에 서게 된 건 깊게 반성한다"면서도 "진실은 반드시 승리한다고 믿는다"고 했다.

오 시장은 "정치 입문할 때부터 정치적 신념에 따라 스스로 세운 원칙을 항상 간직하면서 공직에 임해왔다"며 "초선 의원 시절엔 정치자금법 만드는 데 앞장섰고, 그 성과에 따라 '오세훈 법'으로 칭해졌고 그 자랑스러운 이름을 서울시장 5선보다 더 명예롭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제가 후원자에게 비용을 대납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건 제 정치적 신념과 도저히 어울릴 수 없는 일"이라며 "상상이 안 된다"고 했다.

오 시장은 최후진술을 밝히며 울먹이기도 했다.

오 시장은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할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특검의 프레임은 전혀 상식적이지 않다"며 "특검이 제가 의뢰했다는 여론조사를 제가 한 적도 없고, 캠프 부담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대신 지급하도록 한 건 불필요하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법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이 이 법정에서 증명될 것이라고 믿는다"라며 "진실에 기초한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길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재판부는 오는 23일 오후 2시로 오 시장에 대한 선고기일을 지정했다.

오 시장은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태균 씨로부터 비공표 여론조사 결과를 받고, 강철원 전 부시장을 통해 후원자 김 씨에게 3300만 원 상당의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7월 1심은 공소사실에 포함된 여론조사 10건 중 5건, 비용으로는 2100만 원이 대납 됐다고 보고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 2100만 원의 추징도 명했다.

1심은 공소사실에 적시된 여론조사 10회 가운데 5회, 2100만 원 상당에 대해서만 비용 대납을 인정하고 유죄로 봤다.

1심 형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오 시장은 서울시장직을 상실하고 앞으로 5년간 공직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정치자금 부정 수수죄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될 시 5년간 공직에 취임하거나 임용될 수 없다.

sh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