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법정 선고기간 넘긴 대법 상고심…민사 716건·형사 피고인 6066명

3년 넘긴 민사사건 34건…최장기 임금소송은 6년째
선고기간 '훈시규정'…"장기 미제 별도 관리해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전경. 2018.6.17 ⓒ 뉴스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대법원에 계류 중인 민사 사건 5건 중 1건 이상은 법이 정한 선고기간인 5개월을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형사 사건의 경우에도 6000명이 넘는 피고인이 법정 선고 기간이 지나도록 판결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법원행정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30일 기준 5개월이 넘도록 상고심 판결이 나지 않은 민사 상고심 사건은 총 716건으로, 전체의 22.7%를 차지했다.

3년 넘긴 민사 미제 34건…'임금' 관련 소송, 6년째 계류

민사소송법 제199조에 따르면 1심 판결은 소가 제기된 날로부터 5개월 이내에, 항소심과 상고심은 기록을 받은 날부터 5개월 이내에 선고하도록 정하고 있다.

민사 상고심 미제 사건은 올해 상반기 기준 3151건으로 집계됐다. 소권을 남용한 특정인의 소송을 제외한 기간별 심리 중 미제는 △1년 이내 303건 △2년 이내 280건 △3년 이내 99건 △3년 초과 34건이다.

최장기 미제 사건은 2020년 9월 7일 접수돼 6년째 계류 중인 임금 관련 사건이다. 2021년 이후 집계에서 임금 관련 사건은 2023년과 2024년, 올해 등 세 차례 최장기 민사 미제사건으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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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 넘게 상고심 기다리는 형사사건 피고인 6066명

올해 6월 30일 기준 대법원에서 상고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형사사건 피고인은 총 1만2891명으로 파악됐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소송촉진법) 제21조는 형사 사건 판결 선고에 대해 1심은 공소가 제기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항소심과 상고심은 기록을 송부받은 날부터 4개월 이내에 하도록 정하고 있다.

법정 선고 기간인 4개월을 넘겨 계류 중인 형사사건 피고인은 6066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피고인 55명은 3년 넘게 확정판결을 받지 못한 상태이며, 2020년 3월에 접수된 집회 및 시위 관련 사건, 신용·업무와 경매 관련 사건 2건은 6년 이상 대법원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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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소송촉진법과 민사소송법상 판결 선고기간 조항은 사실상 '훈시규정' 정도로 해석돼 구속력이 없다. 노태악 전 대법관의 퇴임 이후 7개월 가까이 대법관 공백이 이어져 재판 지연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장기 미제 사건에 대한 특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은정 의원은 "장기 미제 사건을 별도의 관리 대상으로 지정하고, 사건 장기화 원인을 유형별로 분석해 집중 관리함으로써 제때 재판받을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함으로써 피해자 권리 구제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는 헌법상 기본권이다. 민사 사건의 경우엔 권리가 있는데도 판결이 확정되지 않아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는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며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는 법언처럼 국민의 삶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강조했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