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전·단수' 이상민 1심 징역 7년…"내란 만류 않고 진실 은폐"(종합)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인정…"내란행위 엄중 처벌"
"모의 정황 없고 단전·단수 이뤄지지 않은 점 고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2025.10.17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서한샘 이세현 유수연 기자 =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류경진)는 12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장관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우선 국회 등 주요 기관 봉쇄 계획,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 지시와 관련한 이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 전 장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주요 기관 봉쇄 계획과 단전·단수 조치 지시 문건을 건네받고,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이행을 지시받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장관이 허석곤 전 소방청장에게 전화해 '소방청이 받은 단전·단수 요청 확인', '경찰의 24:00 특정 언론사 진입 계획의 전달', '위 진입과 관련한 경찰과의 협조 강조'를 언급하면서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에 대한 협조를 지시했다고 봤다.

이에 관한 이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고의, 국헌문란 목적도 인정됐다. 재판부는 "이 전 장관은 법조인으로 장기간 근무했고 정부 고위 공직자로서 비상계엄의 의미·요건을 잘 알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며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전달받은 지시 문건에 의하더라도 군·경찰이 특정 시간대에 국회 등 기관을 봉쇄할 계획이었던 점, 소방청장에게 언론사 단전·단수 협조를 지시하기 직전 경찰청장과 통화해 국회 상황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단전·단수가 실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내란죄의 죄책을 면할 수는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내란 집단의 구성원으로서 전체 내란 행위에 포함되는 개개의 행위에 부분적으로 참가해 가담했음이 인정되는 이상, 일련의 폭동행위로 인해 기수에 이른 내란죄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고 했다.

이 전 장관의 혐의 가운데 직권남용 권리행사 혐의에 관해선 "소방청장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보기 부족하다"면서 무죄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일선 소방서에서 언론사 단전·단수에 관한 경찰 요청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준비 태세를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며 "소방청장이 서울소방재난본부장에게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에 대한 협조를 지시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밖에 단전·단수 지시와 관련해 수사기관과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에서 위증한 혐의는 대체로 인정됐다. 다만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에게 윤 전 대통령이 문건을 전달한 장면을 보지 못했다는 증언에 대해선 "단순히 기억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면서 무죄로 판단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이 전 장관 측의 공소장일본주의 위배 주장에 대해 "범죄사실의 실체를 파악하고 심증을 형성하는 데 장애를 일으킬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배척했다. 공소장일본주의는 공소를 제기할 때 판사에게 유죄 예단을 심어줄 수 있는, 혐의와 무관한 사실을 적어선 안 된다는 형사소송 규칙이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선고를 받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2.12 ⓒ 뉴스1

양형에 관해 재판부는 먼저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내란 행위 전반에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점을 짚었다.

재판부는 "이 전 장관을 비롯한 윤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의 내란 행위는 헌법이 상정한 정당한 절차를 무시하고, 폭력적 수단을 통해 국회를 포함한 국가기관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해 그 기능을 마비시키려 한 것"이라며 "민주주의 핵심 가치를 근본적으로 훼손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국가 존립을 위태롭게 한 내란 행위에 대해선 그 목적 달성 여부와 무관하게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전 장관에 대해선 "자신이 지휘하는 소방청에 직접 언론사 단전·단수 협조를 지시함으로써 내란 행위에 가담해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 등의 내란 행위를 적극 만류했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고, 그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지기는커녕 진실을 은폐하고 책임에서 벗어나고자 헌재에서 위증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은 더욱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전 장관이 비상계엄 선포일 이전 모의·예비한 정황이 발견되지 않은 점, 반복적으로 단전·단수를 지시하거나 이행 여부를 점검·보고받는 등 적극적 임무를 수행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단전·단수 조치가 실제 이뤄지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선고 직후 내란 특검팀은 "형량에는 많은 아쉬움이 있지만, 판결 이유를 면밀히 분석한 후 항소 여부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 당시인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허석곤 전 소방청장 등에게 전화해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단전·단수 지시와 관련해 수사기관과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에서 위증한 의혹도 있다.

계엄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 장관으로서 불법·위헌적인 계엄 선포를 저지하지 않고 가담한 혐의도 적용됐다.

지난달 12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이 전 장관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