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 1심 무죄→2심 유죄…하나금융 함영주 회장, 오늘 대법 선고

하나은행장 시절 업무방해·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2018년 기소
1심 "채용 개입 없어"…2심 "범행 공모·가담" 징역 6개월·집유 2년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2018.6.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2015년 하나은행 채용 과정에서 인사 담당자에게 특정 지원자의 편법 채용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70)에 대한 대법원 판단이 29일 나온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이날 오전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함 회장에 대한 상고심 판결을 선고한다. 기소된 지 7년 8개월여 만이다.

함께 기소된 장기용 전 하나은행 부행장과 양벌규정에 따라 재판에 넘겨진 하나은행 법인 대한 판결도 나온다.

함 회장은 하나은행장이던 2015년 9월~11월 신입사원 공개채용 과정에서 인사 청탁을 받고 서류전형과 합숙·임원 면접에 개입해 불합격 대상자의 점수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특정 지원자에 특혜를 준 혐의로 2018년 6월 기소됐다.

당시 하나은행 인사부가 작성한 채용 추천리스트에 오른 일부 추천자 이름 옆에는 은행장을 뜻하는 '長(장)'이라는 메모가 기재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함 회장은 2013~2016년까지 신입 행원의 남녀 합격자 비율을 사전에 4대1로 정해 합리적 이유 없이 여성에게 불리한 조치를 하는 등 채용 과정에서 남녀를 차별한 혐의도 받는다.

2022년 3월 1심은 함 회장의 부정 채용 지시를 증명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함 회장이 일부 지원자에 대해 인사부에 인적 사항을 전달하기는 했지만 심사 경과를 확인하는 등 적극적으로 채용 과정에 개입하는 행위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추천리스트 상 '장'으로 표시된 경우가 있다는 것으로 곧 '피고인이 추천하였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속단할 수 없다"며 "추천자 기재 부분 자체에 오류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다소 의심스러운 일부 정황을 들어 합불 여부에 대한 피고인의 지시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지원자들과 피고인의 관계에 비추어 보더라도 합격을 도모할 만한 특수한 이해나 친분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은행장 변경 여부와 관계없이 남녀별 합격자 비율 내지 인원수를 사전에 내정하고 차별적 기준을 적용하는 동일한 방식의 채용이 계속됐다"며 "임기가 수년에 불과한 은행장 의사결정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다만 재판부는 장 전 부행장은 지원자 4명 중 2명에 대해 부정 채용 지시를 내려 채용 업무를 방해했다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나은행 법인에도 벌금 700만 원 판결했다.

반면 2023년 11월 2심은 함 회장이 은행 인사 업무를 방해하고 채용 과정에서 남녀를 차별했다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2심은 추천리스트 작성과 임원 면접 과정에서 함 회장이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은 없다면서도 2016년 채용 합숙 면접 과정에서 특정 지원자가 불합격권임에도 특혜를 줬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합격자 발표 하루 전 직원 간 메신저 대화, 보고문서 등에 의할 때 평가 결과상 해당 지원자는 불합격 대상으로 분류됐다"면서 "(발표 당일) 인사부장의 피고인에 대한 보고가 이뤄진 후 합격자료 발표됐다"고 지적했다.

또 함 회장이 채용 전형이 합리적인 이유 없는 남녀 차별에 해당한다는 점을 알면서도 범행에 공모·가담했다며 1심 판단도 뒤집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신입직원에 대한 최종 채용과 계획 수립 권한을 가진 은행장으로서, 당시 주요 현안이던 남녀 성비 불균형 문제를 염두에 두고 남성 위조 채용을 하는 내용으로 계획을 수립했다"고 판단했다.

상고심에서는 함 회장 등을 부정 채용으로 인한 업무방해죄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죄의 공동정범으로 볼 수 있는지에 따라 유무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대법이 이날 원심의 유죄 판결을 확정할 경우 함 회장은 즉시 직을 상실하게 돼 금융권을 중심으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금융회사 임원의 자격요건을 규정한 금융사지배구조법(5조)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형이 확정된 사람은 임원이 될 수 없다.

ausu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