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입시 비리 의혹' 제기 교수에 막말한 박형준 2000만원 배상 판결
홍익대 전 교수 향해 "편집증" "기억상실증" 등 발언
의혹 상당수 사실로 확인돼…2심 "인격권 침해했다"
- 홍유진 기자
(서울=뉴스1) 홍유진 기자 = 박형준 부산시장이 딸의 입시 비리 의혹을 제기한 전직 교수에게 "기억상실증에 걸린 적 있다" "편집증이 의심된다"고 받아쳤다가 위자료 2000만원을 물어주게 됐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민사4-1부(부장판사 김성훈)는 지난 24일 김승연 전 홍익대 교수가 박 시장을 상대로 낸 4000만원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위자료 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모멸적 표현으로 인격권을 침해했다"며 1심을 뒤집었다.
김 전 교수는 2021년 3월 당시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한 달 앞두고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박 시장의 딸이 20여년 전 홍익대 미대 입시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김 전 교수는 "박 후보 배우자가 청탁한 뒤 대학 직원이 채점장에서 어느 것이 박 후보 딸의 실기 작품인지 알려줬다"며 "실기시험날 선배 교수가 불러 갔더니 박 시장 배우자와 딸이 있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김 전 교수는 "30점 이상 주기 어려운 실력이었지만 옆에 있던 교수의 지시로 80여점을 줬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제 딸은 홍대 입시에 임한 적이 없고 제 처가 부정한 청탁을 한 적도 없다"며 "흑색선전이자 비열한 선거공작"이라고 반박했다.
박 시장 선대위가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편집증이 의심된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적 있다" 등의 성명을 잇달아 발표하자 김 전 교수는 명예가 훼손됐다며 4000만원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1심은 지난 2월 "박 시장의 표현이 용인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며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구체적 정황의 뒷받침 없이 악의적으로 모함하거나 모멸적 표현으로 모욕했다"며 "김 전 교수의 인격권을 침해했다고 인정하는 게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수사 결과 김 전 교수 발언의 상당 부분이 사실로 확인됐다는 점도 고려했다. 재판부는 "박 시장 딸이 1999년 1학기 홍익대 미대 해외유학생 전형에 지원해 채점위원 10명으로부터 실기시험 점수를 부여받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이 사실관계를 확인해 반대 사실을 제시하고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있는 상황에 있었으나 그런 노력을 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딸의 응시사실 자체를 부인했다"고 지적했다.
cym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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