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에 바란다] 검찰 바로 세우기 1순위 "'친윤' 대신 '능력' 인사해야"
검사·법조인들, 능력위주 인사·소신수사·검찰개혁 부작용 보완 주문
- 정혜민 기자, 장은지 기자, 김동규 기자
(서울=뉴스1) 정혜민 장은지 김동규 기자 = 사상 첫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탄생하면서 검찰 조직이 힘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검찰청을 가득 메우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지난 9일 진행된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다만 당선 전부터 일명 '윤석열 사단'이 요직을 꿰찰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기 때문에 능력 위주의 인사, 정파성을 배제한 인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재인·박근혜 정부에서 모두 정권 인사 수사로 정부와 갈등을 빚었던 윤 당선인이 '검찰 독립성 강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만큼 검찰 안팎의 상당한 변화가 예견된다.
◇검사들, 尹 당선에 '안도'…능력위주 인사로 조직 정상화 해야
일선 검사들은 알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검찰개혁 완성'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공약으로 내세운 이 후보보다는 윤 당선인의 공약이 더 친화적이란 판단에서다.
개표방송을 보느라 밤을 새웠다는 A검사는 이번 대선 결과에 대해 "적어도 검찰 조직의 명운이 위기에 처하지는 않았다"며 안도하면서도 "한동훈 검사장 등 '친윤 라인'만 노골적으로 챙기지는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 시절부터 편향된 검찰 인사로 검찰 조직 전체가 흔들렸던 만큼 일선 검사들은 철저한 능력 위주 인사로 조직이 정상화돼야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B검사는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 조직이 너무 위축돼 있었는데 (윤 당선인이) 추스러줘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옛날처럼 자기 사람만 챙기는 식의 인사를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 김오수 검찰총장이 자리를 지킨다면 최종 인사권자가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본인은 한 발짝 물러나고 검찰 인사에서 검찰총장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재경지검의 C검사 역시 "윤 당선인 성향상 믿고 유능한 사람을 쓰는 건데 '윤핵관 논란'으로 고생한 만큼, 앞으로 검사 인사는 기본적으로 능력 위주로 하고, 그중에서도 정파적 성향이 강한 사람은 배제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앞서 윤 당선인이 대선후보일 때부터 한동훈 검사장이 차기 서울중앙지검장을 맡는 등 윤 당선인의 측근들이 검찰 조직의 요직을 꿰찰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다.
윤 당선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한 검사장을 '독립운동가'에 비유하면서 서울중앙지검장 임명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법조계 "대통령 '가이드라인' 대신 '살아있는 권력' 소신 수사"
차기 정부에서는 수사 기관이 정권의 개입 없이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법조계의 바람도 컸다.
최진녕 변호사(법무법인 CK)는 "문재인 정부에서 권력형 범죄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검찰이) 수사를 안 했다고 생각한다"며 "살아있는 권력의 범죄를 제대로 수사해서 심판할 수 있게 하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사 출신인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 "일선에서 소신껏 수사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줘야 한다"면서 "대통령이 수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주는 행태는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 당선인은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 팀장으로 사건을 지휘하면서 조영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과 정면충돌하고 '수사 외압'을 폭로한 경험이 있다.
이때 그의 유명한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작심발언이 나왔는데 이후 좌천돼 3년간 한직을 전전했다.
윤 당선인은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으로 임명된 이후에도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 수사를 계기로 여권과 부딪히기 시작했고, 특히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자 맞서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 강화'를 골자로 한 사법개혁 공약을 내놨다. 특히 법무부장관이 구체적 사건에 관해 검찰총장에게 지휘·감독할 수 있는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겠다고 밝혀 이목을 끌었다.
◇"수사권 조정·공수처 설치 부작용…'폐지' 대신 '보완'해야"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으로 국민들이 체감하는 이익은 적은 반면, 부작용은 컸다는 지적도 계속돼왔다. 다만 공수처를 폐지하거나 수사권 조정 이전으로 돌아가기보다는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수도권의 D검사는 "사법제도적인 측면에서는 검찰을 죽이면 개혁인 것처럼 해왔던 느낌인데, 초점을 국민에게 맞춰야 한다"면서 "(최근)만들어진 제도가 국민들에게 불편하게 됐으니 그런 부분을 바로잡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만 "공수처 권한과 관련한 독소조항을 빼서 공수처가 권력의 감시기구로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미 만들어진 공수처를 폐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이창현 교수는 "윤석열 당선인이 공수처의 우선권을 뺏어서 검경이 동등하게 수사권 행사할 수 있게 하겠다지만 공수처가 이제 1년 됐으니 조금 더 지켜보는 게 맞다"면서 "더불어민주당이 국회를 잡고 있어서 (공수처법 24조 폐지의) 현실성도 없다"고 지적했다.
윤 당선인은 문 정부의 '검찰개혁'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공수처의 부패사건 수사에 대한 우월적 지위를 해소하고 검경과 경쟁시키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공수처법 24조를 손보겠다는 것인데, 해당 조항은 고위공직자 범죄 수사에서 공수처가 이첩을 요청하면 타 수사기관이 응하도록 하는 '독점적 지위'를 규정하고 있다. 타 수사기관이 고위공직자 범죄를 인지한 경우에도 공수처에 즉시 통보해야 한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더불어민주당이 공수처 설치, 검경 개혁을 급하게 밀어붙여서 국민들이 피해를 봤다"면서 "현 제도의 문제점을 꼼꼼히 되짚고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승 위원은 "야당, 더불어민주당을 설득하며 정책을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야당을 설득하지 않고 혼자 달리기 시작하면 지난 5년이 똑같이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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