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삭제' 백종천·조명균, 파기환송심서 집행유예

 백종천 전 청와대 외교안보실장(왼쪽)과 조명균 전 청와대 안보비서관(오른쪽) ⓒ News1 송원영 기자
백종천 전 청와대 외교안보실장(왼쪽)과 조명균 전 청와대 안보비서관(오른쪽)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폐기한 혐의로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백종천 전 청와대 외교안보실장과 조명균 전 청와대 안보비서관이 파기환송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배형원 강상욱 배상원)는 9일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백 전 실장과 조 전 비서관에 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은 대통령기록물법에 따라 당연히 후세에 보존해야할 역사물이다. 역사적으로 보존 가치가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초범이고 공직자로서 성실하게 근무했고, 회의록을 임의 변경하지 않았다"며 "국정원에도 회의록 보존돼있다"고 덧붙였다.

백 전 실장과 조 전 비서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 지시를 받고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청와대 전자문서관리시스템 '이지원'(e知園)에서 파기하고 서류는 파쇄·소각한 혐의로 2013년 11월 불구속기소됐다.

앞서 1, 2심은 "문제가 된 대화록 초본은 대통령기록물이 아니다"며 백 전 실장과 조 전 비서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전자문서 형태로 돼 있어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작성업무와 관련됐고 최종 결재권자가 노 전 대통령이라는 점은 인정했지만 노 전대통령의 결재가 없어 대통령기록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공용전자기록 손상 혐의에 대해서도 '폐기돼야 할 대화록 초본'이었다는 이유로 역시 무죄를 선고했다. 즉 "최종적인 완성본 전 단계 초본들은 독립해 사용될 여지가 없을 뿐 아니라 완성본과 혼동될 우려가 있다"며 "폐기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이어 "공용전자기록을 '손상'한 것이 아니라 '정당한 권한에 의해' 폐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2020년 12월9일 백 전 실장과 조 전 비서관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재판부는 "회의록 파일이 첨부된 문서관리카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결재를 거쳐 대통령기록물로 생산되었고, 문서관리카드에 수록된 정보들은 후속 업무처리의 근거가 되는 등 공무소에서 사용하는 전자기록에도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백 전 실장은 재판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판결문을 받아보고 판단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조 전 비서관 역시 "판결문 내용을 받고 검토해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choh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