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이명박 前대통령 고소…"조폭수준 통치의 증거·적폐 몸통"

국정원법 위반·공무집행방해·명예훼손 등 혐의
"국정원 통해 지자체 사찰…여론 왜곡·시민 기망"

박원순 서울시장과 서울시 변호인 민병덕, 한택근 변호사. 2017.9.1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지 김일창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과 서울특별시가 이명박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일명 '박원순 제압문건'을 통해 지방자치단체 업무를 사찰·통제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등 지자체장을 비방했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 등 11명을 검찰에 고발·고소했다.

박 시장과 서울시 법률대리인단은 19일 오후 2시 이 전 대통령과 국정원 관계자 및 문건 작성 실무자에 대해 국정원법 위반(정치관여·직권남용),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명예훼손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고소장을 제출했다.

대리인단 측 민병덕 변호사는 이날 고발·고소장을 제출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박 시장의 사생활과 시정에 대해 허위사실을 적시해 실제적으로 서울시까지 명예를 훼손한 사건"이라며 "제압문건에 있었던 사실들이 박근혜 정권에도 그대로 이행됐을 것"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통령 측의 '정치보복'이라는 입장과 관련해선 "야권의 세력 확장을 막기 위해 박 시장을 제압하려한 것"이라며 "조폭수준의 무단통치를 했다는 증거고 적폐 몸통이 이 전 대통령인데 보복이라면 적반하장"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고발·고소된 이들은 이 전 대통령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포함해 국정원의 민병환 전 2차장·이종명 전 3차장·민병주 전 심리전단장·신승균 전 국익전략실장과 산하에서 실제 문건을 작성한 추명호 팀장 외 직원 함모씨·조모씨, 성명불상인 심리전단 사이버외곽팀 관여자와 어버이연합 관련자까지 문건 작성과 실행에 관여한 11명이다.

박 시장은 허위사실을 적시하고 출판물 등에서 명예를 훼손하고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며 이들을 고소했고, 서울시는 이들을 국정원법 위반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앞서 국정원 개혁위 산하 적폐청산 TF는 지난 11일 2011년 11월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이 박 시장을 종북인물로 규정하고 간부회의 등에서 박 시장 견제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고 발표하고 원 전 원장 등을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당시 담당 부서는 '서울시장의 좌편항 시정운영 실태 및 대응방안'·'좌파의 등록금 주장 허구성 전파' 문건을 작성해 원 전 국정원장에게 보고한 후 심리전단 등에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발·고소인 측에 따르면 '서울시장의 좌편향 시정운영 실태 및 대응방안' 문건은 "박 시장 취임 후 세금급식 확대·시립대 등록금 대폭 인하 등 좌편향·독선적 시정운영을 통해 민심을 오도, 국정 안정을 저해하며 야당 세 확산 기반을 제공하고 있어 면밀한 제어방안의 강구가 긴요하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들은 국정원이 △감사원·행안부 감사를 통한 부조리·비리 적출 및 시정 촉구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등 국비지원 시 사업들 심층 진단 △재정적 견제방안 강구 △저명 교수·논객 동원한 언론 사설·칼럼으로 시정 전반 문제점 쟁점화 △자유청년·어버이연합 등 범 보수진영 대상 박 시장 시정 규탄 집회·항의방문·성명전 독려 등 구체적인 수단으로 전방위적 시정방해와 왜곡을 기획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정원 문건은 박 시장에 대해 '검·경의 시정운영상 불법행위에 대한 사정활동을 강화하라' 또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불거진 병역 면탈·자녀 서울대 법대 전학 등 자질·도덕성 문제를 끝까지 추적해 실체를 규명하라'는 지시도 담고 있다.

고발·고소인 측은 국정원이 2009년 9월과 2010년 9월에도 당시 변호사였던 박 시장에 대한 비판활동을 펼치고 원 전 원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국정원의 직무범위에 해당하지 않는 지자체와 그 장의 업무를 사찰·통제하기 위해 선량한 시민을 가장함으로써 여론을 왜곡하고 시민을 기망했다"며 "특정 정치인에 대한 반대의견 및 비방하는 내용의 의견 또는 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하고 타인에게 의무가 아닌 일을 하게 하거나 권리행사를 방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사건은 한 개인과 특정 지자체에 대한 침해를 넘어서 국가의 근간과 민주주의의 본질을 훼손한 중대한 사건"이라며 "수사를 통해 국정원 관여자들 뿐 아니라 이 사건에 연루된 언론기관, 시민단체, 경제단체 등에 대해 행위와 책임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져 다시는 이런 사건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라 덧붙였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박 시장과 서울시 대리인단으로는 최병모·한택근 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과 이창환·민병덕·오지원·이혜정 변호사가 참여한다. 대리인단은 형사고발·고소 외에도 추후 밝혀지는 사안에 따라 민사소송도 제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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