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만가구 발표 임박…정부, 서울시 반대에도 'GB 직권해제' 꺼낼까

서울시 동의 없이 해제 가능…공공주택지구 지정 땐 총량 제외
김윤덕·오세훈 20일 회동…GB·용산공원 공급 해법 논의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해 서울 시내에서 함께 이동하고 있다. (자료사진)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정부가 이르면 다음 달 7만 3000가구 이상의 신규 공공택지를 추가 발표할 계획이다. 신규 택지에 서울 그린벨트(GB)가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서울시 반대에도 국토교통부가 직권으로 해제를 추진할지 관심이 쏠린다. 오는 20일 김윤덕 국토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추가 면담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서울시 동의 없어도 '직권해제' 가능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8·13 주택 신속 공급 방안에서 공개하지 않은 신규 공공택지 7만 3000가구 이상을 이르면 다음 달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는 8·13 대책에서 서울 강서구 염창공원과 경기 남양주·광주 등 3곳에서 약 2만 7000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추가로 7만 3000가구가 들어설 택지 발표를 앞두고 있다.

핵심은 서울시 내 그린벨트 포함 여부다. 정부는 서울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훼손된 그린벨트의 해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서울시는 미래 세대를 위해 그린벨트를 보존해야 한다며 추가 해제에 반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서울 전체 면적(606㎢) 중 그린벨트 면적은 약 25%인 149.1㎢다. 서초구가 23.89㎢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했다. 이어 △강서구 18.91㎢ △노원구 15.9㎢ △은평구 15.21㎢ △강북구 11.67㎢ 순이다. 업계에서 거론되는 후보지는 서초구 내곡동 예비군훈련장 일대, 강남구 세곡·자곡동 미개발지, 수서차량기지 일대,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인근 등이다.

업계에선 정부가 서울 그린벨트를 직권으로 해제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공공주택특별법에 따라 국토부가 공공주택지구 지정을 추진할 경우 서울시가 반대하더라도 중앙정부 차원에서 그린벨트 해제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서울시의 별도 동의가 반드시 있어야만 그린벨트를 풀 수 있는 구조는 아니라는 의미다.

이미 그린벨트 해제에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여지도 확대했다. 국토부는 국가가 서민주택 공급 등을 위해 추진하는 그린벨트 해제 면적을 기존 해제 가능 총량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국가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되면 서울에 배정된 기존 그린벨트 해제 총량을 소진하지 않고도 추진할 수 있다.

김 장관도 서울시와의 협의를 우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정부 권한을 행사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 장관은 "서울시와 견해가 다르다고 해서 우리가 '갈 길을 가겠다'고 미리 선언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그렇다고 서울시가 반대하면 정부가 아무것도 못 하는 것으로 가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해야 할 시기를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서초구 원지동 서리풀 1지구 모습 2026.8.12 ⓒ 뉴스1 이종수 기자
국토부·서울시, 그린벨트 해제 평행선

업계에선 그린벨트 해제를 둘러싼 국토부와 서울시의 입장 차이가 여전히 뚜렷하다고 보고 있다. 오 시장은 그린벨트 추가 해제 자체에 신중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오 시장은 "아무리 훼손된 그린벨트라도 지역 주민들이 동의하는 과정 자체가 매우 험난하고 길다"며 주택 공급까지 최소 10년 이상 걸리는 장기 절차라는 점을 강조했다.

서울시는 그린벨트보다 재개발·재건축 등 도심 정비사업을 실효적인 공급 수단으로 꼽고 있다. 오는 2031년까지 253개 정비사업에서 31만 가구 착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순증 물량은 8만 7000가구다.

오 시장은 서울에서 충분한 공급을 확보하려면 재개발·재건축이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며 정비사업을 가장 현실적이고 강력한 주택 공급 수단으로 제시했다.

그린벨트 해제 카드 활용 여부는 오는 20일 김 장관과 오 시장의 면담 이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양측은 지난달 24일 비공개 회동 이후 한 달도 되지 않아 다시 마주 앉는다. 주요 논의 사항은 그린벨트와 용산공원 등 서울 주택 공급 현안이다.

일단 양측 모두 협력 가능성은 열어뒀다. 김 장관은 "국토부와 서울시가 손을 잡아야 견해차를 좁히면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며 "공급 문제에서 국토부와 서울시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오 시장 역시 "서울시는 정부와 협력할 것은 협력할 것"이라며 "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면 할 말은 분명히 하고 대안은 더 분명하게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