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가구 서리풀 공급 앞당길 수 있나…이성훈 LH 사장 주문에도 '험로'(종합)

이성훈 사장 취임 후 첫 현장 방문…"착공 1년 앞당길 것"
서리풀2지구 주민 행정소송 제기…LH "주민협의체 운영"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신임 사장이 8일 서울 서초구 서리풀 공공주택지구를 방문해 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LH 제공) /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이동희 황보준엽 기자 =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취임 후 첫 현장으로 서울 '서리풀 공공주택지구'를 찾아 주택 공급 속도전에 나섰다. 다만 같은 날 서리풀 2지구 주민들이 지구지정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사업 조기 추진 구상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H는 이성훈 사장이 8일 서울 서초구 서리풀 공공주택지구를 방문해 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지구별 브리핑을 받은 뒤 발표된 계획보다 주택 착공 일정을 1년 이상 앞당기도록 지시했다.

서리풀지구는 2월 지정된 1지구(1만 8000가구)와 6월 지정된 2지구(2000가구)를 합쳐 최대 2만 가구 공급이 예정된 서울권 핵심 사업지다. LH는 당초 이달 중 지구계획을 신청해 내년 상반기 승인, 하반기 보상을 거쳐 2028년 착공을 목표로 했으나, 이 사장은 이 일정을 1년 이상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이성훈 사장은 "취임 후 첫 현장으로 서리풀 지구를 찾아 사업 조기 추진 방안을 살펴본 것은 수요가 높은 지역에 주택을 신속히 공급하는 것이 부동산시장 안정 달성의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라며 "무주택 서민과 청년, 신혼부부 등이 서울권에서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주택공급에 가능한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서울 서초구 원지동 모습. 2024.11.5 ⓒ 뉴스1 박세연 기자

하지만 속도전 주문이 나온 이날 서리풀 2지구 주민들은 정반대 행보에 나섰다.

우면동 성당과 송동마을·식유촌 주민 대표 22인은 8일 국토교통부의 '서울서리풀2 공공주택지구' 지정 처분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국토부가 지난 6월 11일 우면동 일원 19만여㎡를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한 처분이 위법하다는 취지다.

주민들은 주민 의견 청취가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채 지구지정이 강행됐고, 해당 지역에 개발제한구역 환경평가 1·2등급지와 야생생물 보호구역, 법정보호종 등이 포함돼 "보전가치가 낮은 지역"이라는 국토부 판단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1971년 개발제한구역 지정 이후 각종 규제를 감내해온 주민을 강제수용하는 것은 신뢰보호원칙 위반이자 재산권·주거권·종교의 자유 침해라는 지적도 함께 내놨다.

반발 강도는 상당하다. 주민들은 지난 1일 전체 76호 중 73호, 96%의 존치 동의서와 9519명의 수용 반대 서명을 국토부에 제출했다. 이들은 공급 자체에 반대하지 않지만, 지구 전체 면적의 1.88%에 불과한 성당과 마을을 남기는 존치형 개발이 갈등과 지연을 줄이는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13일부터는 LH 서울지역본부 앞에서 매일 침묵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부동산 업계는 주민 반발이 주택 공급 속도전의 변수가 될 것으로 봤다. 지구지정 취소 소송이 본안에서 다퉈질 경우 지구계획 승인과 보상 절차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착공을 1년 이상 앞당기려면 승인·보상·이주 협의가 예정대로 진행돼야 하지만, 소송과 집단 반발이 일정 전반을 지연시킬 소지가 있다. 강남권 상징적 입지에 종교시설과 생태·문화유산이 얽혀 협의 난도도 높다. 속도전을 뒷받침할 주민 협의 결과가 사업 성패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LH 관계자는 "주민 협의체를 운영해 보상·이주 등 현안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