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기흥·구리 규제 묶었지만…"집값 다 오른 뒤 뒷북"

10·15 대책 이후 신고가 속출…전문가 "규제 시기 놓쳤다"
실거주 의무 완화에 효과 제한적…"풍선효과는 크지 않을 듯"

경기 화성시 동탄구 일대의 모습. (자료사진) ⓒ 뉴스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정부가 경기 화성시 동탄구와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를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추가 지정했지만 시장에서는 '뒷북 규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10·15 대책' 이후 집값이 이미 큰 폭으로 오른 뒤 규제가 시행된 데다 실거주 의무 완화 등으로 정책 효과도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경기 화성시 동탄구와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를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했다.

정부는 최근 이들 지역의 집값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투기 수요 유입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해 규제 카드를 꺼냈다.

집값 다 오른 뒤 규제…"시기 놓쳤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규제 시점을 놓쳤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들 지역은 10·15 대책 이후 비규제지역으로 주목받으며 투자 수요가 집중됐고, 이미 상당한 가격 상승이 이뤄진 뒤 규제가 발표됐기 때문이다. 집값이 오른 뒤 뒤늦게 대응하는 사후 처방에 그쳤다는 평가다.

실제 화성시는 10·15 대책 이후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2월 아파트값 상승률은 0.78%였지만 5월에는 1.57%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용인 기흥구는 0.95%, 구리시는 1.1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현장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이어졌다. 화성시 오산동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 102㎡는 최근 23억 2500만 원에 거래됐다. 동탄역시범더샵센트럴시티 전용 84㎡는 16억 원에서 21억 5000만 원으로 약 5억 5000만 원 뛰었다.

구리시 e편한세상 인창 어반포레 전용 84㎡도 이달 13억 5000만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올해 초보다 약 1억 원 오른 수준이다.

전문가들도 규제 시점이 늦었다고 평가했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구리는 이미 급등세가 나타난 이후여서 적절한 규제 시기를 놓쳤다"며 "조금 더 빠르게 대응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도 "이미 오를 만큼 오른 지역을 지금 규제하는 것은 늦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풍선효과가 예상됐던 지역인데 대응 시기를 놓친 정책 실기"라고 꼬집었다.

실효성도 의문…"풍선효과는 제한적"

규제 효과 자체도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시장이 투자보다 실거주 수요 중심으로 재편된 데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의무가 일부 완화된 영향이다.

정부는 부동산거래신고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올해 말까지 세입자가 있는 주택을 무주택자가 매수하는 경우 기존 임대차계약이 끝날 때까지 실거주 의무를 한시적으로 유예하고 있다. 무주택자에 한해 사실상 연말까지 한시적인 갭투자(전세 낀 매매)가 가능한 구조다.

채 대표는 "현재 토지거래허가구역 제도는 실거주 유예가 적용되면서 지난해 10월 발표 당시와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특히 동탄은 현금 여력이 충분한 수요가 많아 대출 규제의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규제지역 지정 이후 경기도 전역으로 매수세가 확산되는 이른바 '풍선효과'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산업 종사자 등 현금 여력이 있는 실수요층이 직주근접을 중시하는 만큼 규제를 피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고 교수는 "같은 생활권 내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을 찾는 움직임은 있을 수 있지만 신규 규제지역의 매수세는 대부분 실수요"라며 "지역 자체의 입지와 생활권을 보고 매수하는 수요여서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