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릉CC·과천경마장 착공 1년 앞당긴다…주민 반발은 여전

태릉·과천·방첩사 부지 2029년 착공 추진
교통·이전 대책 미정에 주민·노조 반발 지속

경기도 구리시 갈매 더샵나인힐스에서 바라본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과 일대 부지의 모습. ⓒ 뉴스1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정부가 태릉골프장(CC) 등 수도권 주요 택지 공급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양도소득세 중과 이후 서울 집값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지자 공급 확대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지자체와 인근 주민 반발은 여전히 변수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부지 이전 문제와 지자체 반대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계획이 향후 사업 지연과 갈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착공 앞당긴다지만…태릉·과천 곳곳 반발

20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서울 노원구 태릉CC와 과천경마장, 방첩사 부지 개발 사업의 착공 시기를 당초 계획인 2030년보다 1년 앞당긴 2029년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노원 태릉CC, 과천 경마장·방첩사령부 이전 부지 등 수도권 도심 핵심 입지를 활용해 총 6만 가구 규모의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실제 조기 착공 가능성을 두고는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태릉CC의 경우 지난 문재인 정부 당시에도 주택 공급이 추진됐지만,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무산된 바 있다.

골프장 인근의 화랑로, 북부간선도로, 동부간선도로는 출퇴근 시간대 차량이 몰리는 상습 정체 구역이다. 6800가구가 추가로 공급될 경우 교통 혼잡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천의 경우 시 차원에서 공급 대책에 난색을 보인다. 현재 지식정보타운, 과천지구, 주암지구, 갈현지구 등 4곳의 공공주택지구 개발이 동시에 진행 중이다. 도로·교통 등 기반시설이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러 추가 개발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과천 시민들로 구성된 '경마공원 이전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의 주택 공급 계획에 반대하는 집회를 두 차례 열었다.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부지 앞에서는 용산·노원·과천 주민들이 함께한 '1·29 부동산 대책 철회 공동 대응' 기자회견도 열렸다.

경마장 이전도 난항…노조 반발에 계획 미정
경기 과천시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경마노동자 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과천경마공원 이전을 반대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2.25 ⓒ 뉴스1 김영운 기자

경마장 이전 또한 난항을 겪고 있다. 정부는 당시 올해 상반기 내 시설 이전계획을 수립할 계획이었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방안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기존 계획이었던 내년도 이전은 사실상 어렵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마사회 노조 측의 반발도 거세다. 노조는 경마장 이전이 말산업 생태계 붕괴와 종사자들의 대량 실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가 충분한 합의 없이 무리한 계획안을 마사회에 요구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조 관계자는 "구체적인 이전 방안과 계획도 없는 상태에서 정부는 마사회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려 하고 있다"며 "준공까지 16년이 걸린 영천경마공원의 사례만 보더라도 이번 계획은 비현실적"이라고 꼬집었다.

마사회는 현재 본부 단위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본부를 신설하고 경마장 이전 관련 사안을 논의하고 있다. 다만 내부적으로도 이전 후보지와 사업 방식, 말산업 연계 방안 등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정부의 단기간 내 계획 수립 요구에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집값 억제 카드 꺼냈지만, 사업 지연 우려
양도세 중과 유예조치가 끝나고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가 다시 적용되기 시작한 10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계업소에 기본세율을 정리한 표가 붙어 있다. 2026.5.10 ⓒ 뉴스1 구윤성 기자

정부는 신속한 부지 이전과 주택 공급 추진에 자신감을 보인다. 양도세 중과 이후 다시 시작된 집값 상승세를 공급 확대 신호로 억제하겠다는 의도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최근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과천, 태릉 등 주요 공급 사업도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고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며 공급 확대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다만 이전 후보지와 사업 방식, 교통 대책 등이 여전히 구체화하지 않은 상황이다. 일정만 앞당길 경우 지역 반발과 사업 지연이 되풀이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부가 제시한 이주·착공 일정 역시 지연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개발사업, 정비사업 등은 본래 많은 시간이 소요돼 공급 속도를 다그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사업추진 과정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점진적인 진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gerra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