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큰손 30대]③ 주말엔 임장·퇴근 후 경매수업…집 사는 법 '열공'
온라인 정보는 기본…실전형 현장 학습 열의
'서울 집 경매 매수' 1위 30대 "스스로 매수 시점 판단"
- 오현주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지난달 일요일 오후 지하철 7호선 철산역 인근 카페. 커피를 손에 든 10여 명의 참석자는 이어폰을 낀 채 조용히 자리에 앉아 있었다. 잠시 후 스마트폰에서 임장 스터디 리더의 안내가 시작되자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단지로 향했다. 참석자들은 이어폰 내용을 듣고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정보를 놓치지 않기 위해 꼼꼼하게 메모하기도 했다.
최근 아파트 매매시장 큰손으로 떠오른 30대의 학습형 매수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임장 스터디를 통해 시세를 체득하고 자신만의 기준을 세운 뒤 매수를 결정하는 '학습형 매수'다. 서울 집값이 각종 규제에도 계속 오르자 일찌감치 내 집을 마련하려는 시도다.
지난달 찾은 임장 스터디의 참가자 90%가 30대였다.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와 부동산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직장인이 주를 이뤘다.
이들은 온라인을 통해 단지 정보와 실거래가를 충분히 파악하고 있었다. 인터넷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일조·소음 등 미세한 주거 환경 파악에 주력했다.
A 씨는 "단지 분위기와 동·층별 차이는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며 "뚜렷한 기준을 세우고 확신이 들 때 매수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본격적인 부동산 공부를 시작한 새내기 참석자도 있었다. 정부의 규제 이후 내 집 마련에 필요한 확실한 전략을 짜기 위해 임장에 참여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해 서울 전역에서 갭투자(전세 낀 매매)가 막히면서 자금조달계획을 다시 세우게 됐다"며 "손 놓고 기다리기보다 입지 대비 저평가된 곳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의 공통점은 명확했다. '살 수 있는 가격'을 먼저 정해두고 움직인다는 것이다. 현실적인 범위 안에서 선택지를 압축하는 전략이다. 아직 현금 조달이 40·50대와 비교해 부족해서다
B 씨는 "대출과 보유 현금을 감안해 현실적인 예산부터 정해놓고 움직인다"며 "아직 저평가 지역을 선별해 관심 단지에 올려놓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동대문구에 신혼집 매수에 성공한 30대 직장인 이 모 씨(닉네임 '스르르슬') 전략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종잣돈과 대출 가능 금액을 합산해 매수 가능한 가격대를 정했다"며 "이후 가격대에 맞는 아파트를 1년간 임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지역의 초등학교 유무와 아파트 주변 상권 형성 여부 등을 살폈다"며 "교통 인프라와 300가구 이상 단지도 중요한 기준"이라고 전했다.
최근 30대는 일부 전문가의 전유물로 불렸던 경매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기존 매매시장과 달리 갭투자(전세 낀 매매)가 가능해 당장 목돈을 줄일 수 있어서다.
서울 소재 경매학원 관계자는 "과거 수강생 대부분은 40·50대 중장년층이었다"며 "지금은 30대 중후반 수강생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매수세도 거세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경매에 나온 서울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 등)을 낙찰받아 소유권 이전 등기를 신청한 30대(369명)는 전년 동기(278명) 대비 32.7% 증가했다. 특히 30대는 경매로 서울 집을 마련한 낙찰자(1191명) 중 연령대별 1위(31.0%)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30대는 스스로 타이밍을 판단해 움직이고 있다"며 "시장 상황을 학습해 전략적으로 매수에 나서는 추세"라고 말했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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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최근 주택 시장에서 30대의 존재감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청약 당첨이 어려운 구조와 공급 부족, 전월세 불안이 맞물리며 기다리기보다 매수를 택하고 있다. 중저가·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실수요를 이끌고, 임장·경매·스터디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시장을 학습하는 모습도 두드러진다. '뉴스1'은 30대 매수자의 선택과 전략, 실제 거래 흐름과 현장 분위기를 통해 변화하는 주택 시장의 한 단면을 짚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