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틴다고 이익 안 된다" 李…다주택·투기 정조준, 도심 공급 카드

계곡 정비·코스피 5000 성과 언급하며 "집값 안정도 반드시 해낸다"
청년·신혼, "추격 매수 vs 추가 공급 대기" 저울질할 기준점 생겨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1.2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김종윤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집값 안정을 성공시키겠다"며 연일 강경 메시지를 내는 것은 서울 핵심지에 쏠린 투기성 기대심리를 조기에 꺾고, 지방선거를 앞둔 집값 리스크를 관리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李대통령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집값 안정", 규제·공급 투트랙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최근 X 계정에 "집값 안정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성공시킬 것", "비정상적인 버티기가 이익이 돼서는 안 된다"는 글을 잇따라 올리며 다주택자와 투기 수요를 정조준하고 있다. 지난해 말 타운홀 미팅에서 "있는 지혜와 없는 지혜를 다 짜내도 수도권 집값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말해 '정책 포기' 논란을 자초한 뒤, 이번에는 '어렵지만 해낼 수 있다'는 리더십을 부각하는 쪽으로 메시지를 재정비한 셈이다.

정책 행보는 규제와 공급을 동시에 밟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규제지역으로 묶고, 강남권 대출 한도를 촘촘히 조이면서 '똘똘한 한 채' 기대심리부터 제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계곡 정비, 코스피 5000 달성 등을 거론하며 "더 어렵지 않은 집값 안정은 반드시 해낼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진보 정권=집값 폭등'이라는 낙인을 끊고 '부동산 책임 정치'를 내세우려는 이미지 전략으로 평가된다. 이후 정부가 규제 기둥에 더해 꺼낸 두 번째 축이 바로 도심 공급 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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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메시지의 실물 버전이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용산국제업무지구·캠프킴·태릉CC·과천 경마장·성남 공공주택지구 등 도심 유휴부지와 노후 공공청사를 활용해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를 위한 6만가구 공급을 추진한다. '얼마나 많이'보다 '어디에, 누구를 위해' 짓느냐에 방점을 찍고, 외곽 신도시가 아닌 이미 인프라가 검증된 역세권·업무지구 인근에 직주근접 물량을 배치하겠다는 구상이다. 상반기 주거복지 추진방안에서 전용면적, 임대·분양 비율, 오피스텔 포함 여부 등을 구체화해 청년·신혼부부 입주 비중을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서울 역세권 알짜 대방출…집값 상승 '심리적 브레이크' 걸릴까

시장에서는 이번 도심 공급을 두고 기존 도심 아파트를 서둘러 매입하기보다, 예정된 물량을 보고 청약·내 집 마련 계획을 조정하도록 유도하는 실수요자 '기다림 유도형 대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 프리미엄 입지를 실수요자에게 연 '서울 역세권 알짜 대방출'이라는 반응이 동시에 나온다. 당장 매매·전월세 가격을 되돌리기보다 과열된 상승 속도를 늦추는 '심리적 브레이크'에 가까운 조치라는 진단도 뒤따른다.

다만 유휴부지·노후청사 복합개발에 의존하는 방식은 공급 지속성과 도시 경쟁력 측면에서 과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이 활용할 수 있는 도심 유휴부지가 근본적으로 유한한 데다, 용산처럼 도시 미래 축인 지역에서는 업무·산업 기능과 주택 공급 목표가 충돌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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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공 시점 역시 단기 효과를 제약한다. 핵심 부지 상당수는 2027년 이후에야 공사에 들어가고 일부는 2030년 전후 입주가 예상돼, 당장 집값을 되돌리기보다는 중장기 공급 신호와 '정책 일관성 확인'에 무게가 실린 조치라는 평가다. 청년·신혼부부 입장에서는 '지금 무리해서 도심 아파트를 사느냐, 도심 공급 로드맵을 보고 기다리느냐'를 저울질할 기준점이 생겼지만, 실제 체감 안정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대책이 없다'던 이재명 대통령이 '정상화는 가능하다'는 톤으로 선회해 토허제·대출 규제와 도심 6만가구 공급을 동시에 꺼낸 것은 "서울·수도권 핵심지 집값은 더 이상 불패가 아니다"라는 정치·정책 신호로 읽힌다. 남은 관전 포인트는 이런 고강도 메시지와 도심 공급 카드가 몇 년 뒤 실제 분양·입주와 가격 안정으로 이어져, 과거 문재인 정부와는 다른 결과를 보여줄 만큼의 실행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여부라는 전망이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