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아파트, 공정가액비율 20포인트 오르면 수백만 원 세 부담↑

정부 보유세 인상시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유력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는 큰 영향 못 미칠 전망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다주택자를 겨냥한 부동산 세금 강화 범위가 1주택자, 특히 고가 1주택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양도소득세 중과를 중심으로 한 세제 압박이 비거주 1주택자의 부담과 보유세 인상 가능성으로 이어지면서, 서울 주요 아파트 보유자들도 세 부담이 소폭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재산세나 종부세 세율을 직접 올리기보다, 시행령 개정만으로 조정 가능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높이는 방식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조세 저항을 최소화하면서 정책 집행이 수월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시행령 개정만으로 조정 가능…조세 저항 최소, 정책 집행 수월

뉴스1이 29일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에게 의뢰해 서울 고가 아파트를 대상으로 공정시장가액비율이 60%에서 80%로 올랐을 때의 종부세 부담 변화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1주택자 기준으로 수십만~수백만 원대의 부담 증가가 나타났다.

예를 들어 서초구 반포자이 전용 84㎡의 올해 보유세 합계 추정액은 1790만 원 수준이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에서 80%로 올리면 1843만 원으로 약 53만 원이 늘어난다. 같은 단지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2125만 원에서 2278만 원으로 153만 원 증가했고, 래미안 퍼스티지 전용 84㎡는 1703만 원에서 1904만 원으로 약 201만 원 늘어났다.

우 위원은 "지난해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올해 보유세는 지난해보다 약 1.5배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까지 겹치면 세 부담이 소폭 더 늘어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구체적인 보유세 인상 방침을 발표하면 일부 고가 1주택자의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러한 보유세 인상이 시장 안정화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과거에도 보유세 강화 시도는 있었지만 매물을 내놓기보다 보유하려는 심리가 확산됐다"며 "현재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등으로 매매 자체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 사례를 보면 보유세 인상분이 임대료로 전가되는 경우가 많아, 시장 안정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전했다.

비거주 1주택 장특공제 축소·보유세 인상 카드까지 검토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SNS를 통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는 이미 정해진 일"이라며 정책 기조를 재확인했다. 이어 "1주택도 1주택 나름"이라며, 비거주 1주택에 대해서는 거주용 주택과 다른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장기간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세금을 감면해주는 것이 합당한지 다시 따져보겠다는 의미다.

현재 1가구 1주택자는 보유·거주 기간에 따라 최대 80%까지 양도세 공제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비거주 1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기준이 조정될 경우, 공제율 축소나 보유기간 공제 배제 등으로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대통령 발언을 종합하면 장특공에서 보유기간 부분을 줄이거나 없애는 방식이 검토될 수 있다"며 "비거주 1주택자는 실질적으로 세 부담이 늘어날 수 있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세 부담 확대는 양도세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다주택자의 ‘버티기’를 차단하기 위해 보유세 인상 카드가 다시 등장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를 위해 공시가격 현실화 재추진이나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등이 검토될 경우, 일부 고가 1주택자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