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집 더 비싸질까"…세 부담 강화 시사에 임차인 촉각
6월 지방선거 이후 보유세 강화 무게…임대차 시장 긴장
전월세 임대료에 세금 반영 수순…전월세 가속화 전망
- 오현주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내년 딸의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서울 광진구에서 전셋집을 알아보고 있는 40대 김모 씨는 요즘 전월세 시장이 더 불안해질까 걱정이다. "전세 매물도 줄었는데, 집주인들 세금이 더 늘면 전세금이나 월세를 올리지 않겠느냐"는 게 그의 우려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부활에 이어 보유세를 포함한 세 부담 강화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임대차(전·월세) 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보유세 부담이 커질 경우 집주인이 세금을 임대료에 반영해 전월세 비용을 올리거나, 전세를 월세·반전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어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6월 지방선거 이후 보유세 개편을 포함한 세제 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25일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양도세 중과 정책의 한계를 지적한 기사를 공유하며 "팔면서 내는 세금(양도세)보다 버티는 세금이 더 비싸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라고 언급했다. 다주택자의 보유 부담을 높여 매물을 유도할 필요성을 사실상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주택 공급 대책만으로는 서울 핵심지 고가 아파트 가격을 단기간에 안정시키기 어렵다는 점에서 세제 수단이 거론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오는 5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 이후에도 집값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지방선거 이후 보유세를 포함한 추가 세 부담 강화 카드가 본격 검토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허가와 착공, 입주까지 시간이 걸리는 공급 대책만으로는 단기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매물을 시장에 내놓게 하는 압박 수단으로 세제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세 부담 강화가 오히려 전월세 시장 불안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 보유세 강화 국면에서 집값과 전셋값이 함께 올랐던 경험이 집주인의 '버티기' 인식을 키울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세금 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 다주택자에게 종합부동산세 최고 세율 6%를 적용했던 2021년에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한 해 동안 약 12% 상승했다.
여기에 공급 여건도 녹록지 않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2만 9161가구로, 지난해(4만 2611가구)보다 1만3 000가구 이상 줄어든다. 서울 오피스텔 입주 물량 역시 전년 대비 65% 이상 감소한 1447실에 그칠 전망이다.
전세 매물 감소도 불안 요인이다.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실거주 의무가 강화되면서 전세 물량은 빠르게 줄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 9656건으로, 1년 전보다 약 27%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순수 전세 비중이 줄어드는 대신 보증금과 월세를 함께 부담하는 '반전세' 계약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임대차 계약 가운데 준전세(반전세) 비중은 40%에 달했다.
실제로 서울 서초구 '메이플자이'에서는 이달 전용 84㎡가 보증금 3억 원에 월세 600만 원의 반전세로 계약되기도 했다.
박합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세 부담이 늘어나면 임대인이 이를 전월세 가격에 전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양도세 중과 부활로 전월세 매물이 줄어들 경우 전월세 가격 상승 압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집주인이 전세금을 크게 올리기 부담스러울 경우, 인상분을 월세로 나눠 받는 반전세 형태가 늘어나면서 순수 전세 물량은 계속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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