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비 대출 규제에 막힌 서울 정비사업…3만 가구 공급 차질 우려(종합)
올해 이주예정 43곳 중 39곳 대출규제 위기 직면
서울시, 국토부에 LTV 70% 적용 요청…주택 공급 속도 확보 관건
- 김종윤 기자, 윤주현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윤주현 기자 = # 서울 강남구 A 재건축 조합원 950여 명은 이주비와 추가 이주비를 합쳐도 인근 전세가에 한참 못 미친다. 현재 조합원의 이주율은 10%에 불과하다. 조합원들은 자녀 학군을 포기하고 타지역으로의 이주까지 고려하고 있다.
서울시는 정부에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를 촉구했다. 현 규제가 지속될 경우 약 3만 가구에 달하는 정비사업 공급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이주를 앞둔 정비사업 구역 43곳 가운데 39곳(약 3만 1000가구)이 대출 규제로 이주비 조달에 차질을 겪고 있다.
서울 정비사업은 정부의 6·27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과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 따라 1주택자는 LTV 40%, 다주택자는 LTV 0%, 대출 한도 6억 원이라는 강력한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
조사 대상 43곳 중 규제를 받지 않는 3곳과 HUG(주택도시보증공사) 이주비 융자를 승인받은 1곳을 제외한 39곳이 규제 영향권에 있다. 이 중 재개발·재건축은 24곳(2만 6200가구), 모아주택 등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은 15곳(4400가구)이다.
특히 자금 조달 여건은 사업 규모와 지역에 따라 양극화한다. 강남 등 대규모 사업장은 기본 이주비보다 1~2% 높은 금리라도 대형 시공사를 통해 추가 이주비를 확보할 수 있다. 반면 중·소규모 사업장은 3~4% 이상 높은 고금리를 감수해야 한다. 이로 인해 사업 지연과 비용 증가 등 부작용이 확산하고 있다.
모아주택 등 소규모 정비사업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예컨대 중랑구 면목동 A모아타운 구역 4개 조합(총 811명)은 1주택자 515명(LTV 40%)과 다주택자 296명(LTV 0%)으로 구성된다. 시공사는 신용도 하락 우려를 이유로 조합에 지급 보증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2일 국토교통부에 이주비 대출을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분리해 LTV 70%를 적용할 것을 요청했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이주비 대출은 단순 가계대출이 아니라 주택 공급을 위한 필수 비용"이라며 "시민 주거 안정과 정비사업 정상화를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올해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3년 내 착공 목표를 기존보다 6000가구 늘린 8만 5000가구로 상향했다. 행정 절차를 간소화해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정부의 대출 규제로 인해 주택 공급 지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 실장은 "정부에 지속적으로 대출 규제 완화를 건의해왔다"며 "정비사업 중심의 주택 공급만이 진정한 의미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이주비 대출 규제가 정비사업 속도를 늦추는 주된 요인이라고 판단한다. 신통기획 등 제도 개선을 통해 정비사업 속도를 확보했지만, 최 실장은 "첫 번째 지연 이유는 이주비 대출 규제"라며 "사업성 개선 노력뿐 아니라 여러 절차를 앞당기고 있다"고 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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