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균 26.7% 성장 'K리츠' 총자산 150조 눈앞[리츠의 재발견①]
국내 리츠 총자산 규모 100조원 돌파 "도입 23년만"
국토부, 규제 풀고 투자대상 다변화 속도…성장 기대감↑
- 조용훈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우리나라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시장이 또 한 번 도약한다. 정부는 리츠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은 리츠 총자산 100조 원를 넘어 150조 원을 넘본다.
2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리츠 총자산은 100조 7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국에 리츠가 도입된 지 23년 만에 성과다.
리츠는 부동산투자회사다. 다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운용 및 매각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준다.
국내 리츠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의 부동산 매각을 통한 구조조정과 부동산 시장의 대외 개방 흐름에 맞춰 출발했다. 이후 정부는 2001년 '부동산투자회사법'을 제정하며 한국형 리츠의 시작을 알렸다. 이듬해 국내 리츠 총자산 규모는 5584억 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후 연평균 26.7%의 성장률을 보이며 지난해 11월 100조 원까지 몸집을 불렸다. 현재 국내 운용리츠는 총 395개다. 비중은 △주택 49.4%(195개) △오피스 23.8%(94개) △물류 10.9%(43개) 순이다. 종류별로는 위탁관리리츠(376개)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최근에는 높은 배당률로 투자 자금이 계속해 몰리고 있다. 2023년 기준 전체 리츠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7.2%를 기록했다. 이는 배당수익률이 낮은 공익성향의 정책형 리츠를 제외한 수치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리츠(24개)의 평균 배당률은 7.4%다. 시중은행 평균 예·적금(3.5% 내외)의 2배가 넘는다.
소액 투자가 가능하고, 부동산 투자 시 따라붙는 취득세,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 각종 세금으로부터 자유로운 것도 장점이다. 배당소득은 9% 분리과세 한다. 2020년 9만 명이었던 리츠 투자자는 2023년 41만 명으로 4.5배 늘었다.
국토부는 국내 리츠 시장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민 가계 주머니를 채우고, 기업에 자산 유동화 및 신규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지난해 6월 '리츠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규제는 풀고, 투자 대상을 넓히는 게 핵심이다.
조현만 케이탑리츠 대표이사는 "정부의 금융투자 확대 허용으로 수익을 다변화할 수 있게 됐다"며 "투자시장이 경색된 상황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승회 코람코자산신탁 리츠 대표이사는 "기술 발전과 부동산 시장 변화에 맞춰 다양한 리츠 투자대상을 담아낸 것은 시의적절했다"고 평가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KB부동산신탁은 지난해 9월 지방 미분양 주택 매입을 위한 CR리츠(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를 설립해 국토부에 영업 등록을 신청했다. 이어 제이비자산운용이 2호 CR리츠를 세웠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해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을 위한 리츠 영업인가를 잇달아 받았다.
정부의 이런 뒷받침에 국내 리츠 시장 성장세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정병윤 한국리츠협회 회장은 "미국, 일본, 싱가포르 등에 비해 한국 리츠가 그간 성장하지 못한 건 규제에 가로막혔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토부의 리츠 활성화 방안으로 시장 여건이 더 좋아질 것"이라며 "올해 국내 리츠 총자산 규모를 150조원까지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joyong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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