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중 장수 안바꿔"…건설 CEO 연말인사 키워드는 '안정'
롯데건설·한화건설·삼성엔지니어링 유임…삼성물산만 교체
내년 임기만료 현대·포스코·대우·HDC현산…올해 실적 '분수령'
- 이철 기자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국내 주요 건설사 수장들이 올해 연말인사에서도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비상 경영체제 속에서 변화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연말 임원인사를 실시한 대형 건설사는 삼성물산, 롯데건설, 한화건설, 삼성엔지니어링이다. 삼성물산을 제외한 3개사는 현 최고경영자(CEO) 체제를 내년에도 유지한다.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은 연임을 확정했다. 롯데건설은 2017년 하 사장 취임 이후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르엘'(LE EL)을 시장에 론칭했다. 주택사업 역량 강화에 힘쓰며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2조원이 넘는 수주액 성과를 거뒀다.
2015년부터 한화건설 대표이사를 맡은 최광호 사장도 내년 자리를 지킨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 공모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복합개발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최 사장 역시 코로나19 속에서도 안정적인 경영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내년 1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었지만, 이번 인사에서 유임돼 임기를 이어가게 됐다. 1960년생(60세)인 최 사장은 올해 60대가 돼 삼성그룹 '60대 룰'을 적용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그러나 탁월한 경영 실적과 책임 경영 노력을 인정받아 유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10월 멕시코에서 창사 이래 최대인 39억4000만달러(4조5000억원)에 달하는 프로젝트를 따내는 등 잇따른 수주 랠리로 12월 초 기준 17조원대 수주잔고를 확보했다. 지난해 매출 기준 약 3년 치 일감에 해당하는 것으로, 2014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연말 임원인사를 한 건설사 중 수장이 교체된 곳은 삼성물산이 유일하다. 삼성물산은 지난 8일 이영호 사장이 물러나고 오세철 플랜트사업부장(부사장)을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했다. 애초 업계에서는 연말 인사에서 이 사장이 유임될 것으로 점쳐졌기 때문에 이번 결과를 의외로 받아들였다. 이 사장은 코로나19 여파와 주택경기 부진 속에서 실적 방어를 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은 "각 부문에 필요한 핵심 경험과 역량을 보유한 현장 전문가를 사장 승진과 동시에 대표이사로 과감히 보임함으로써 변화와 혁신을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대림산업은 지난 10월 임원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대림산업은 내년 건설사업을 담당하는 지주사인 DL과, 건설사 DL E&C(DL이앤씨), 석유화학회사 DL Chemical(DL케미칼)로 분할한다. 배원복 대림산업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해 DL 대표이사를 맡고, DL이앤씨 신임 대표로는 마창민 전 LG전자 전무를 내정했다. 배 부회장이 전체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마 대표는 신사업과 디벨로퍼(부동산 종합 개발업체)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재현 SK건설 사장은 올해 초 연임을 확정하면서 2023년 3월까지 임기를 연장했다. 안 사장은 향후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SK건설은 최근 종합 환경플랫폼 기업 EMC홀딩스를 인수했고, 친환경 연료전지 국산화에 돌입했다.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둔 건설사 수장은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내년 3월), 김형 대우건설 사장(내년 6월), 한성희 포스코건설 사장(내년 3월),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사장(내년 3월) 등이다. 이들은 올해 실적이 내년 연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건설, HDC현산은 올해 무난한 사업성과를 거뒀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1~3분기 연결 기준 매출 5조6669억원, 영업이익 301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 93.6% 증가했다. HDC현산은 1~3분기 매출 2조7760억원, 영업이익 417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13.3% 감소했지만, 자체 사업에 집중하며 영업이익은 6.7% 늘었다.
현대건설은 실적이 다소 주춤했으나, 수주액이 건설사 중 1위다. 올해 1~3분기 매출 12조6455억원, 영업이익 459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01%, 33.4% 감소했다. 3분기 기준 누적 수주액은 전년 대비 22.7% 증가한 21조8921억원이다. 박동욱 사장의 경우 연임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그룹 내 재무전문가인 만큼 다른 계열사로의 이동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우건설은 1~3분기 매출 5조8453억원, 영업이익 305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8%, 4.5% 감소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경영 환경이 좋지 않았다"며 "비상 경영체제 속에서 큰 변화를 주는 것보다는 안정을 선택하는 기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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