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잇단 논란에 '국토정보공사' 못믿겠다…"측량기기 감독 받아라"
44년간 '측량전담' LX, 장비관리 여부 국토지리원장이 검사
"전임 사장·임원진 알력다툼, 업무전반 감사 통해 LX 불신 깊어진 듯"
- 김희준 기자
(세종=뉴스1) 김희준 기자 = 국토교통부가 사장 해임을 비롯해 잇단 내홍을 겪은 한국국토정보공사(LX)에 대해 측량기기 관리까지 감독하기로 했다. 감사실 감사 이후 토지측량사업 현황을 살피는 등 LX 업무 전반에 불신이 쌓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X는 토지측량 등 지적(地籍)사업, 공간정보사업, 글로벌사업, 연구 및 교육사업을 담당하는 국토부 산하의 준정부기관이다. 1977년 7월1일 재단법인 대한지적공사로 출범한 뒤 2015년 6월 '한국국토정보공사'(LX)로 사명을 변경했다.
6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국토부는 LX가 자체 관리하던 측량기기 성능검사 실태 점검과 시정명령 등의 조치 권한을 또 다른 산하기관인 국토지리정보원장에게 넘기기로 방침을 세웠다. 방침엔 측량기기 성능검사의 품질향상과 서비스 제고를 위해 LX가 관계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도 원장에게 일임하는 내용을 담았다. 국토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시행규칙 개정안을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10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비사업과 토지수용 등 국책사업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측량기기 관리는 토지책정의 중요한 요소"라며 "잘못된 측량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측량기기 점검의 관리감독권한을 국토정보핵심기관인 국토지리정보원장에게 위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의 이러한 조치가 시선을 끌고 있는 것은 LX의 위상과 규모 때문이다. 정부 내 기관과 준정부기관이란 차이가 있지만 소수인원의 국토지리정보원에 비해 LX의 인력규모는 올해 2분기 기준 4538명에 달한다. 용역자회사 등을 포함하면 5000명에 육박한다.
LX는 전국의 토지측량을 주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국토부 산하기관 중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철도(코레일)에 버금가는 전국본부를 두고 있으며 이를 통해 44년간 국가 업무를 전담한 '베테랑' 조직이다.
관련 업계에선 LX 업무의 핵심인 측량기기를 두고 국토부가 별안간 감독권한을 신설한 뒤 이를 국토부 직속기관에 맡긴 것 자체가 깊은 업무 불신을 전제한다고 분석한다.
실제 국토부는 지난 4월 당시 최창학 LX 사장에 대한 감사를 실시해 업무상 '갑질'에 따른 청렴·업무 충실 의무 위반을 이유로 해임했다. 최 사장이 사전에 사표를 제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퇴진'이란 배려조차 허용하지 않을 만큼 국토부의 입장은 단호했다.
여기엔 사장과 일부 임원진 등의 조직 내부 불협화음과 알력 다툼이 도를 넘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 국토부는 LX 드론교육센터를 추진하면서 후보지 검토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경상북도와 업무협약 맺은 점도 적발했다.
이후 국토부는 안팎으로 LX에 위임한 모든 업무의 실사에 들어갔다. 이를테면 지난 상반기엔 수년간 3~4%대의 진행률을 보인 LX 국토 정밀측량사업의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코로나19로 중단시킨 국토정보엑스포 행사도 한쪽엔 LX 조직 전반을 개선한 뒤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깔렸다는 평가다.
정부 안팎에선 국토부가 측량업무라는 공통의 전문성을 가진 국토정보지리원의 감독권한을 순차적으로 강화해 감사과정에서 지적된 LX의 문제점을 더욱 옥죌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이에 대해 LX 측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LX의 한 간부는 "장비관리에 대한 정부의 지시사항이 있다면 따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한편 LX 사장직은 지난 4월 최 전 사장의 해임 이후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공석으로 남았다.
h99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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