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광복절 경축사서 '평화·미래·성장' 강조…정치권 "원팀" 메시지도

대북정책 구체화…"상호 위협 내려놓고 전쟁 끝낼 논의 시작하자"
2년차 국정…'대체불가 대한민국' 성장·균형발전·청년 정책 언급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2026.8.15 ⓒ 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임윤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남북 평화 공존과 미래지향적 한일관계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한편, 성장과 균형발전·청년 정책 등을 통해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국정 구상을 내놨다. 지난해 경축사에서 제시한 큰 원칙을 한층 구체화하고, 정치·사회 전반의 통합을 강조한 점도 눈에 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에서 약 20분간 경축사를 낭독했다.

광복절 경축사에는 '평화'(19회), '세계'(18회), '미래'(13회), '공존'(10회), '희망'(8회) 등의 단어가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이 밖에도 '성장'(10회), '산업'(6회), '경제'(4회) 등 경제 관련 표현도 다수 등장했다.

'큰 원칙'서 대북정책 구체화…"전쟁 끝낼 '당사자 논의' 시작하자"

지난해 경축사에서 북한 체제를 존중하고 흡수통일·적대행위를 지양하겠다는 대북정책의 큰 원칙을 제시했다면, 올해는 이를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1년이 지난 오늘, 원칙을 넘어 실천으로 나아가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겠다"며 △서로 존중하는 포용적 평화 공존 △싸울 필요 없는 안정적 평화공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평화공존을 제시했다.

북한을 향해선 "전쟁을 종식하고, 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여정에 나서겠다"며 "서로에 대한 상호 위협 의사를 내려놓고 오래된 전쟁을 끝내기 위한 당사자들 간의 논의를 시작하자. 이를 통해 북의 핵 능력 고도화를 멈출 실효적 방안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향후 해당 사안이 진척이 된다면 '당사자의 범위'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2026.8.15 ⓒ 뉴스1 이재명 기자
'빛의 회복' 넘어 '새로운 광복'…성장·청년·균형발전 제시

이번 경축사에서는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경제·성장과 연결해 제시한 점도 특징이다.

이 대통령은 "광복의 빛, 산업화의 빛, 민주화의 빛을 밝혀 온 우리에게 대한민국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킬 새로운 광복이 필요하다"며 "세계가 꼭 필요로 하는 나라, 모든 나라가 협력하고 싶은 나라, 어떤 나라도 대신할 수 없는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성장 거점을 전 국토로 확장해 나가며 누구든 어디서나 꿈을 펼칠 수 있는 희망 있는 나라를 만들 것"이라면서 "미래에 대한 적극적 투자로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고 그 결실을 전국 모든 국민께 고루 돌려드리겠다"고 했다.

청년 정책과 관련해서도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이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언제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생애주기 전반을 아우르는 두터운 기회의 사다리를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대규모 추가 세수를 미래 대응을 위한 전략적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2030세대의 여권에 대한 지지가 하락세인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청년층을 끌어안기 위한 메시지를 내놓은 것으로도 풀이된다.

일련의 언급은 이번 광복절 경축식 주제인 '내일이 더 빛나는, 대체불가 대한민국'과도 맞닿은 메시지로도 해석된다.

'상생의 정치'에서 '원팀'으로…국정 전반 통합 강조

정치적 통합 메시지도 지난해보다 확대됐다.

지난 경축사에서 분열의 정치에서 벗어나 대화와 양보에 기초한 연대와 상생의 정치를 강조했다면, 올해는 국민과 정부, 중앙과 지방, 기업과 노동자 등 사회 전반을 하나의 '원팀'으로 묶는 메시지를 내놨다.

이 대통령은 "생각과 이해관계가 아무리 달라도 우리와 미래세대가 살아갈 나라는 하나"라며 "'더 나은 나라를 물려주겠다'는 열망은 모든 국민이 하나"라고 했다.

그는 "국민주권정부부터 타협과 공존의 정치에 앞장서겠다"며 "차이를 존중하면서도 공동의 해답을 찾고, 경쟁하면서도 국가의 미래 앞에서 힘을 모아 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여야를 넘어 국정 운영의 다양한 주체가 공동의 목표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는 취지로, 정치권뿐 아니라 노사·지역 등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날 이 대통령이 여야 상징색인 붉은색과 푸른색이 교차하는 이른바 '통합 넥타이'를 착용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2026.8.15 ⓒ 뉴스1 이재명 기자
과거사 직시하면서도 미래지향적 한일관계…'새 60년' 제시

한일관계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과거사를 직시하면서도 미래지향적 협력을 이어가겠다는 기조를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한일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지금, 우리가 만들어 갈 새로운 한일관계의 빛은 역사의 그늘 속에서 여전히 아픔을 감내하고 계신 분들께 따뜻한 온기가 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뢰란 상대의 아픔을 이해하고, 서로에게 공감하는 진정성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라며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언급했다. 과거를 직시하는 용기와 진정성을 토대로 미래를 열었던 한일관계의 사례를 제시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한일 양국의 셔틀 외교와 공급망·에너지·첨단산업 협력 확대 등을 평가한 뒤 "한층 두터운 신뢰 위에서 '가깝고도 먼 이웃'이 아니라 '가깝고도 또 가까운 이웃'으로서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60년을 함께 열어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역사적 책임에 대한 입장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친일재산귀속법이 공포된 만큼, 친일 반민족 행위자들이 부당 축적했던 재산을 조사·환수하겠다"며 "그 재원이 독립유공자와 유가족에 대한 예우와 지원에 온전히 쓰일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왼쪽부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 김종훈 진보당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가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경축사에 박수치고 있다. 2026.8.15 ⓒ 뉴스1 이재명 기자

이날 경축식에는 조정식 국회의장, 조희대 대법원장,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김호철 감사원장 등 국가 요인과 국무위원,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등이 참석했다.

정치권에서는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이 자리했다.

애국지사와 독립유공자 유족, 독립단체와 종단 대표, 주한외교단, 시민·학생 등 3000여 명이 참석했다.

immun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