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부부는 '양끝'에…아이들·부모 앞세운 달라진 靑 행사 풍경
어린이날 사진 배치부터 어버이날 눈물까지…권위 내려놓고 참여자 중심 연출
- 임윤지 기자
(서울=뉴스1) 임윤지 기자 = 청와대가 주최한 기념행사에서 대통령의 위치와 역할이 달라지고 있다. 대통령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어린이와 부모 세대를 중심에 두는 연출이 이어지면서, 행사 전반의 분위기도 한층 부드러워졌다는 평가다.
10일 청와대에 따르면 지난 5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어린이날 초청 행사에서는 기념 촬영 구도가 달라진 모습이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양 끝에 서고, 어린이들이 중앙에 배치됐다.
과거 정부에서 열린 어린이날 행사에서도 통상 대통령 내외가 중앙에 서던 관례와는 다른 모습으로, 행사 주인공을 어린이로 두려는 취지로 보인다.
행사 현장 분위기도 이전과는 차이가 있었다. 정해진 동선에 따라 진행되던 과거 행사와 달리, 아이들의 행동이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대통령 앞에서 옆 구르기를 하는 어린이의 모습이 사진으로 공유됐고,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설명하는 도중 국무총리 자리에 앉은 채 책상에 엎드려 잠든 아이의 모습도 온라인상에서 확산됐다.
해당 사진과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며 다양한 반응을 낳았다. "초등학생다운 발상이라 웃기다", "오히려 편안해 보인다", "크게 될 아이 같다"는 반응이 이어졌고, "격식 있는 자리에서는 보기 드문 장면"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어버이날 행사에서도 참여자 중심의 흐름은 이어졌다. 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54회 어버이날 기념식에는 순직 공무원 부모와 효행 유공자, 독거노인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현직 대통령 부부가 나란히 어버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 부부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다 순직한 소방·경찰 공무원 부모 11명에게 직접 카네이션을 달아줬다.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은 유가족의 손을 잡고 위로를 전했고, 김혜경 여사는 한 어머니와 포옹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축사에서 "카네이션을 전달하다 보니 갑자기 눈물이 난다"며 말을 꺼낸 뒤, 순직 공무원 부모를 언급하는 대목에서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만나지 못할 가족을 그리워하며 아파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고 말하며 울먹인 채 발언을 이어갔다. 순직 공무원 부모 등의 참석자들도 눈물을 짓는 등 행사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행사는 분위기는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대통령 중심'에서 '참석자 중심'으로 무게가 옮겨졌다는 평이 나온다. 어린이날에는 자유로운 장면이, 어버이날에는 위로의 감정이 부각되며 각각 다른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됐단 것이다.
실제 어린이날 행사 장면은 웃음을 중심으로, 어버이날 행사는 이 대통령의 눈물을 중심으로 온라인상에서 확산됐다. 쇼츠·릴스 등 짧은 영상 형태로도 공유되며 행사 장면이 널리 퍼지는 모습이다.
청와대는 의전 중심 행사에서 벗어나 행사 메시지를 보다 자연스럽게 전달하려는 시도라고 말한다. 대통령의 발언이나 형식에 무게를 두기보다, 현장에서 드러나는 장면과 분위기를 통해 의미를 전달하려는 접근이라는 설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행사 취지에 맞게 주인공이 누구인지 드러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격식보다는 참석자들이 중심이 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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