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걸린 尹인수위' 속도전 관통하는 키워드…실력·호남·귀환
23명 인수위원 중 17명 전직 관료 혹은 교수…安 "최고 수준 업적 가진 분들"
김한길·김병준·박주선·이용호 등 호남·민주계 발탁…MB·박근혜정부 정책통 잇따라 복귀
- 윤수희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당선 일주일 만인 17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인선을 마무리지었다. 신속하게 정부 업무를 인수해 새 정부의 국정과제를 수립하겠다는 윤 당선인의 바람대로 인수위는 이르면 18일 현판식을 열어 본격적인 입무에 돌입할 계획이다.
'섀도 캐비닛'(예비 내각)으로도 불리는 윤 당선인의 인수위 인사는 △실력 △호남 △귀환이란 키워드로 요약될 수 있다.
실제로 7개 분과 23명의 인수위원 가운데 17명은 전직 관료 혹은 교수들이 선정됐다. 현역 의원은 6명에 불과하다. 경제를 담당하는 경제1, 2분과와 외교안보 분과는 아예 전직 관료 혹은 교수들로만 채워졌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이날 "교수뿐 아니라 관료 하셨던 분 그리고 업계에서 일하셨던 분 또는 교수로 계속 재직하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업적 가지신 분들 중심으로 인사를 했다"며 "이 분들이 새로 출범하는 정부의 국정철학을 제대로 잘 만들어 줄 것이라 기대하고 부탁드렸다"고 밝혔다.
정치역 역량이 요구되지 않은 전문 분야에서만큼은 각 영역의 최고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윤석열 정부의 비전을 정책으로 구현시킬 수 있도록 만든 것으로 보인다. 또 특정 성별·지역을 기계적으로 할당하기보다 전문성에 초점을 맞춘 실용적인 인사인 것도 특징이다.
산업과 일자리 정책 발굴에 나설 경제2분과 간사인 이창양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는 기술혁신경제학 분야의 권위자로, 2017년 2월 박근혜 정부 말기 신성장분야 정책자금을 총괄하는 신성장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지냈다.
과학기술교육분과 인수위원으로 발탁된 남기태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교수는 최연소 교수 임용 및 신소재 과학자로서 탄소중립연료인 연료용 카보네이트 합성에 성공하는 등 세계 최초의 기록을 여럿 보유하고 있다.
사회복지문화분과 간사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여성위원장과 경기본부 여성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국민의힘에서 손꼽히는 노동분야 전문가인 임이자 의원을 임명했다. 같은 분과 인수위원으로 합류한 백경란 성균관대 의대 교수는 감염내과 전문의로 새로운 코로나19 방역체계를 설계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윤 당선인은 진영·지역 간 경계를 허물고 민주당계 출신 인사, 호남 정치인을 영입했다. 능력이 있다면 진영에 관계없이 폭넓게 인재를 등용하겠다는 윤 당선인의 국정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인수위에 설치되는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에는 김한길 전 선대위 새시대준비위원장이, 지역균형발전특위 위원장에 김병준 전 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이 임명됐다. 김병준·김한길 위원장은 각각 '원조 친노(친노무현)' 출신이자 민주당의 비주류 좌장으로 활약한 원로 정치인이다.
민주당계 출신으로 지난해 12월 국민의힘에 입당한 당내 유일한 호남 지역구 의원인 이용호 의원은 정무사법행정분과 간사로 임명됐다. 대통령취임식 준비위원장에는 전남과 광주에서 4선을 한 민주당계 인사인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이 임명됐다.
과거 박근혜·이명박 정부의 '브레인'으로 꼽혔던 정책통 인사들이 속속 복귀한 것도 눈에 띈다.
거시경제 분야인 경제1분과 간사를 맡게 된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차관은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과 기재부 1차관을 지냈다. 소상공인 지원과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 연금개혁, 주식 양도세 폐지 등 경제공약 실현에 앞장설 것으로 예상된다.
1985년 행정고시 29회로 공직 생활을 시작한 이후 '천재 관료'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아온 핵심 브레인으로 기재부 정책조정국장, 경제정책국장, 부총리 정책협력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서울대 법대 82학번인 그는 윤 당선인,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 조해진 의원, 원희룡 인수위 기획위원장 등과 법대 동기다.
이명박(MB) 정부의 대북정책과 외교안보 전반에서 상당한 역할을 담당한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도 귀환했다.
김 전 기획관은 동북아 외교에 있어 한미일 3각 협력을 중시하는 인사로 평가된다. 북한이 '비가역적인' 핵 폐기 조치에 나서면 국제사회의 경제지원과 안전보장 약속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이른바 '그랜드 바겐(일괄타결)' 방식의 협상 방안도 구상했다. 이는 '힘을 통한 평화'라는 윤 당선인의 대북 정책 기조와도 맞닿는 부분이다.
한편 인수위원 가운데 서울대 학부 출신은 13명을 절반을 조금 넘었다. 24명(신용현 인수위 대변인 포함시)의 인수위원 중 여성은 신용현 대변인 외에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 백경란 교수,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등 4명으로 적은 편이다.
y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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