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3년 만에 한복 입고 임정기념관서 마지막 3·1절 기념식 참석(종합)

103주년 3·1절 기념식…"日, 역사 앞에서 겸허해야"
5부요인 및 각 정당대표들도 참석…임정기념관 3·1절 맞춰 개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했다. (KTV 유튜브 화면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박혜연 조소영 김상훈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1일 오전 10시 서울 서대문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이하 임정기념관)에서 거행된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했다.

국내 첫 임정기념관은 2019년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문 대통령의 공약한 것으로 독립유공자와 독립운동 사적지 발굴·보존 강화를 위해 독립문공원 인근에 건립, 이날 3·1절에 맞춰 개관했다.

청와대는 이날 3·1절 기념식을 임정기념관에서 개최함으로써 대한민국임시정부의 활동과 역사를 민주주의의 출발점으로 기억하고 대한독립을 위한 선열들의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의 고귀한 정신을 계승하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에서 3·1절 기념식은 2018년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2019년 광화문광장, 2020년 종로구 배화여고, 2021년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각각 개최됐다.

이날 기념식 주제는 애국가 소절에서 착안한 '대한 사람 대한으로'였다. 일제강점기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중심으로 선조들이 단합하고 독립운동을 전개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탄생시켰듯이 하나 된 '대한'의 국민으로 단합해 새로운 '대한'의 미래를 열어가자는 의미에서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이날 한복을 입고 기념식에 자리했다. 문 대통령은 검은 두루마기에 검은 한복 바지, 구두 차림이었고 김 여사는 연회색 두루마기에 하늘색 한복 치마를 입었다. 문 대통령 부부가 3·1절 기념식에 한복을 입고 참석한 것은 지난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지난 2019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00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2019.3.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기념식은 국민의례에 이어 애국지사 추모, 독립선언서 낭독, 독립유공자 포상, 문 대통령 기념사, 기념공연, 3·1절 노래 제창, 만세삼창 순으로 진행됐다.

국민의례에 앞서 '대한민국임시정부 그리고 대한민국'을 주제로 제작된 개식 영상이 상영됐다. 이날 기념식장의 무대 배경이기도 한 '역사의 파도'를 활용한 미디어 파사드 영상으로 선열들의 고귀한 독립정신을 기억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국기에 경례에서는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로 활약한 차준환 선수가 '국기에 대한 맹세문'을 낭송했다.

애국지사 추모 시간에는 2017년 이후 별세하신 총 51명의 애국지사 사진으로 제작된 영상이 소개됐다. 곽다경 어린이의 트럼펫 연주 '그대, 잘 가라'가 배경으로 깔렸다.

이어 독립운동가 후손과 학계·방송인·배우 등 총 8명이 함께 '쉽고 바르게 읽는 3·1 독립선언서'를 우리말과 영어, 프랑스어, 일본어, 중국어, 러시아어, 우리말 수어 등으로 순차 낭독했다.

올해 3·1절 기념식에는 독립유공자 총 219명이 정부포상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에서 애국지사분들의 헌신과 희생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독립유공자 4명에 건국훈장·포장, 대통령 표창을 수여했고 임정기념관 개관을 기념해 건립 유공자 1명에게도 국민훈장을 수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KTV 유튜브 화면 갈무리) ⓒ 뉴스1

문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일본 정부를 겨냥해 "역사를 직시하고 역사 앞에서 겸허해야 한다"며 "'한때 불행했던 과거'로 인해 때때로 덧나는 이웃 나라 국민의 상처를 공감할 수 있을 때 일본은 신뢰받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은 지금, 가까운 이웃인 한국과 일본이 '한때 불행했던 과거의 역사'를 딛고 미래를 향해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한일관계를 넘어서 일본이 선진국으로서 리더십을 가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에 대해서도 "우리가 더 강해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3·1독립운동에는 남과 북이 없었다. 다양한 세력이 임시정부에 함께했고 좌우를 통합하는 연합정부를 이루었다"며 "항일독립운동의 큰 줄기는 민족의 대동단결과 통합이었다. 임시정부 산하에서 마침내 하나로 통합된 광복군은 항일독립운동사에 빛나는 자취를 남겼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년간 정부가 이룬 성과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지난 5년 위기 극복과 함께 미래를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며 "일본의 수출규제에 맞서 소재·부품·장비 자립화의 길을 개척했다. 위기 극복을 넘어 혁신과 성장을 이끄는 동력을 국민들과 함께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이제 누구도 얕볼 수 없는 부강한 나라가 됐다. 세계가 공인하는 선진국이 됐다"며 "무엇보다 가슴 벅찬 일은 대한민국이 수준 높은 문화의 나라가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에게는 3·1독립운동의 정신이 흐르고 있다"며 "3·1 독립운동의 정신이 오늘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강대국 중심의 국제질서에 휘둘리지 않고 우리의 역사를 우리가 주도해 나갈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기념공연에서는 가수 신유미씨와 매드클라운, 헤리티지 합창단이 '대한이 살았다' 노래를 불렀다.

'대한이 살았다'는 서대문형무소 여옥사 8호실에 투옥된 여성 독립운동가 7명이 서로를 위로하고 독립 열망을 드높이기 위해 지은 노래로 2019년 발굴됐다. 이날 기념식에서 불린 '대한이 살았다' 노래는 당시 가사에 새롭게 현대적으로 곡을 붙여 제작됐다.

마지막 순서인 만세삼창에서는 현재 고인이 되신 애국지사 고 정완진 지사와 고 임우철 지사, 해외 독립운동가 고 계봉우 선생의 후손인 고 계학림 선생이 지난 2019~2020년 3·1절 기념식 및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했을 당시 불렀던 만세삼창 선창 영상으로 진행됐다.

이날 기념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확산을 고려해 독립유공자 후손, 광복회 및 종교계 등 50여 명의 소규모 인원만 참석했다.

정치권과 정부 주요 인사로는 문 대통령 부부 외에 박병석 국회의장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여영국 정의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김명수 대법원장, 유남수 헌법재판소장,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장,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황기철 국가보훈처장 등이 참석했다.

서울시 서대문구 소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전경.(국가보훈처 제공)ⓒ 뉴스1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기념식 직후 주요 내빈들과 함께 이날 개관한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을 둘러봤다.

청와대는 기념관에 전시된 '한국통사 초판본'에 대해 저자인 고 박은식 선생의 손자인 박유철 전 광복회장이 문 대통령에게 선물하려다 "개인이 소장하는 것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것이 좋겠다"는 문 대통령 권유에 임정기념관에 기증하게 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국통사는 민족주의 사학자 박은식 선생이 저술한 한국 근대 역사서다. 한일관계를 중심으로 한국의 대외정책과 일제의 한국 병탄 경위, 탄압 내용 등 1863년 고종 즉위부터 1910년 105인 사건 발생까지 47년간의 민족 수난사를 한문으로 담았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