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서 답하겠다"는데 날짜도 미정…용혜인 '해명 미루기'

민주·국힘 협의 계속…언더조직 성차별 지침 의혹 확산
성평등부, 출범 1년도 안 돼 또 장관 리더십 공백 우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8일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6.9.8 ⓒ 뉴스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연일 확산하고 있지만 용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소명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작 여야가 청문회 날짜조차 합의하지 못하면서 후보자가 해명 시점으로 지목한 청문회는 기약 없이 미뤄지는 상황이다.

9일 정치권과 성평등가족부에 따르면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는 용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일정을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18일 청문회를 열어 인사청문 절차를 마무리하자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21일 개최를 요구하고 있다.

인사청문회법상 국회는 인사청문요청안이 제출된 날부터 20일 이내에 인사청문 절차를 마쳐야 한다. 지난 3일 용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이 국회에 제출돼 법정 처리 시한은 오는 22일까지다.

지난달 30일 함께 지명된 장관 후보자 6명 가운데 청문회 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후보자는 용 후보자가 유일하다.

청문회 일정 협의가 늦어지는 사이 용 후보자를 둘러싼 검증 쟁점은 계속해서 불어나고 있다.

용 후보자가 과거 몸담은 것으로 알려진 '언더조직'에서 여성 활동가의 행동을 제약하고 성별 고정관념을 담은 문건을 실제 활동 지침으로 공유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용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해당 의혹과 관련해 뉴스1에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종로구 정부종합청사 성평등가족부가 입주한 17층 복도. 2026.9.3 ⓒ 뉴스1 이종덕 기자

용 후보자는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 문제, 언더조직 활동, 배우자 박기홍 기본소득당 최고위원과 관련한 '가족 정당' 논란을 포함해 앞서 제기된 의혹들에도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7일 출근길에서도 용 후보자는 언더조직 의혹을 비롯한 질문에 "청문회에서 말씀드리겠다"고만 답했다. 전날 출근길에도 의원직 겸직에 관한 취재진 질문에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현재까지 청문회 준비단 내부에서 후보자의 중도 사퇴 가능성이나 자진 사퇴 가능성이 거론되지는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용 후보자도 인사청문회 준비를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일각에서는 프랑스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뒤 용 후보자 거취를 포함한 인선 문제를 다시 들여다볼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용 후보자를 둘러싼 일부 의혹은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청문회에서의 소명과 이후 여론에 따라 임명 여부가 갈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보좌진 갑질 의혹에 휩싸였던 강선우 당시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치르고도 지명 30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용 후보자 측이 별다른 공개 해명 없이 청문회 준비를 이어가는 사이 성평등부 내부에서는 이번 인선 논란이 부처 정책 추진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감지된다.

성평등부는 지난해 9월, 1년 7개월 만에 장관 공백을 끝내고 10월 확대 개편한 지 1년도 되지 않았다. 후임 인선이 지연될 경우 사실상 수장 공백 사태를 재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야권을 중심으로는 용 후보자의 지명 철회와 자진 사퇴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반면 청와대는 후보자가 인사 시스템을 거쳐 지명된 만큼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한 검증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