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진상규명위, 노태악 수사의뢰 권고…"총체적 부실"(종합)
투표용지 부족 탓 26곳 투표중단…보고 체계도 대응도 엉망
"해제 수준 개혁 필요…감사 받고 사전투표 존폐 등 논의해야"
- 김일창 기자, 남해인 기자, 이상혁 수습기자
(서울·과천=뉴스1) 김일창 남해인 기자 이상혁 수습기자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위원회는 19일 조사를 마무리하면서 "보고 체계 미비 및 선거관리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 상태를 확인했다"며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을 수사의뢰하라고 중앙선관위에 권고했다.
조현욱 진상규명위원장은 이날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에서 조사 결과를 브리핑하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서 드러난 선거관리시스템의 총체적 부실 상황을 볼 때 선거관리위원회의 해체에 가까운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진상규명위는 지난 10일 조사를 시작해 이날 회의를 끝으로 9일간의 활동을 종료했다.
진상규명위는 선거일에 투표용지 부족이 예상되어 투표용지를 추가로 송부받은 투표소가 전국 1만 4288개 투표소 중 140개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추가로 받은 투표용지를 실제로 사용한 투표소는 91개, 그 중 잠시라도 투표중단이 발생한 투표소는 26개라고 했다.
그러면서 송파구 일부 투표소에서 선거관리 체계의 총체적인 부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당시의 상황을 보면 상급위원회에 대한 신속한 보고 체계가 전혀 작동하지 않았고, 상급위원회의 지휘권도 전혀 발동되지 않고 있었다"며 "투표소는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중단되거나 민원인의 항의에 시달리고 있었고, 송파구선거관리위원회는 7종의 무번호 투표용지에 일련번호를 찍고 배송하느라 단체채팅방의 동(洞) 간사 서기들이 요청하는 사항에 전혀 대응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송파구위원회 상급기관인)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는 안이한 상황인식으로 오후 4시 46분경(투표종료 약 1시간 전)까지도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며 "서울시위원회는 송파구위원회 외에도 다른 구위원회로부터 일련번호 부여를 요청받았으므로 상황의 긴박성을 민감하게 인식해야 하나 안이한 태도로 부실 대응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위원회가 오후 4시 46분쯤 송파구위원회로부터 일련번호 없이 투표용지를 내보낸다는 것을 보고받고도 중앙위원회가 오후 5시 8분쯤 서울시위원회에 전화할 때까지 중앙위원회에 보고하지 않았다"며 "보고 체계 마비 및 선거관리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 상태를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보고 체계가 무너지고 대응에도 속수무책인 점이 확인되면서 그 이후는 위법한 상황들의 연속이었다는 것이 진상규명위의 판단이다.
먼저 투표용지 배송에 있어서는 공직선거법 제151조에 따라 정당추천위원이 참여·입회한 상태에서 투표용지를 송부해야 하나, 추가 투표용지 송부 과정에서는 투표용지를 종이가방이나 지퍼백 등에 담아 봉인 없이 송부한 점이 확인됐다.
또 처음에는 송파구위원회 직원이 직접 배송하다가 나중에는 사무보조원, 사회복무요원,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등이 배송하거나, 투표소에서 거꾸로 송파구위원회로부터 투표지를 받으러 오는 등 관련 규정이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투표용지 인수인계서도 제대로 작성되지 않았다.
투표 시각 연장 결정 과정에서는 서울시위원회에서 중앙위원회에 보고하거나 논의 없이 결정한 점을 부적정하다고 판단했다. 또 진상규명위는 송파구위원회가 잠실7동제2투표소의 투표시간이 연장돼 투표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이를 고려하지 않고 개표절차를 진행한 점이 부적절하다고 봤다.
진상규명위는 이같은 이유로 △중앙위원회에서는 위원장과 상임위원, 사무총장, 사무차장, 선거정책실장 △서울시선관위에서는 위원장과 상임위원, 사무처장, 선거과장 △송파구위원회에서는 위원장과 사무국장, 선거담당관을 중앙위원회에 수사의뢰 권고했다.
또 중앙과 서울, 송파구 위원회 직원 중 이번 사태와 관련 있는 실무자 6명을 징계하라고 권고했다.
진상규명위는 재발 방지를 위해 "선관위의 해체에 가까운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위원장은 "투표용지 인쇄 축소 하한을 70% 이상으로 상향할 필요가 있다"며 "무번호 투표용지는 존치 필요성은 있으나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표용지 인쇄 축소비율을 70% 이상으로 상향하면 사전투표율을 고려할 때 사실상 100%라는 게 진상규명위의 판단이다.
조 위원장은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선관위는 감사원의 직무 감찰에서 제외되어 외부 통제가 미흡한 현실이므로 선관위도 감사원의 직무감찰 범위에 포함되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사전투표 제도 존폐, 개표결과 전산 입력 과정의 오류, 출구조사 결과발표 시기 조정 등에 관하여 선거제도 개선방안을 도출하고 국민의 신뢰회복을 위하여 대국민 공론의 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앙선관위에 대해서는 "위원장의 비상근으로 중요정책 의사 결정이 지연되고, 선거관리 업무에 대한 직무 전념성이 부족해 상근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시·도, 구·시·군 위원장의 상근제 도입 여부와 함께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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