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한동훈 제명에 내홍 '절정'…친한계 반발 "지선 끝났다" 우려
지도부 '고슴도치' 한동훈 쳐내야…친한계 "윤어게인당"
지도부, 당무에 당력 집중…韓, 여론전으로 장동혁 압박 나설 듯
- 김정률 기자, 손승환 기자, 박기현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손승환 박기현 기자 = 국민의힘 지도부가 29일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제명을 결정하면서 당 내홍은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당 내부에서는 한발도 물러서지 않은 양측 모두를 비판하며 중도 확장은커녕 지방선거는 사실상 물 건너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장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전 대표 제명안을 의결했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부결을, 양향자 최고위원은 가부 의사 표시를 하지 않았다. 장동혁 대표 등 전체 9명 최고위원 가운데 찬성은 7명이다.
당권파가 다수인 지도부는 부득이한 제명 결정이었다고 주장한 반면, 친한계는 '윤어게인당' 회귀라고 반발했다.
조광한 최고위원은 공개 발언에서 한 전 대표를 겨냥해 "온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고슴도치가 날카로운 가시로 계속 찌르고, 안으려 할수록 더 가족들에게 상처를 남겼다"며 "결국 가족들은 지치고 가정의 평온도 사라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당원 게시판 문제는 개인이 아닌 사건에 집중해야 한다며 "똑같은 행동을 한동훈이 아닌 김민수가 했다면 15개월이나 끌 수 있었겠냐. 제 판단에는 윤리위 의결조차 없이 제명됐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에서 한 전 대표 제명안 처리에 반발해 퇴장한 후 기자들과 만나 "탄핵 찬성에 대한 보복"이라고 규정했다.
송석준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당을 쪼개놓는 이런 무모한 결정을 감행한 지도부는 향후 발생할 모든 상황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정도를 벗어난 무모한 결정은 제 발등에 도끼 찍기가 될 것이라는 점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지적했다.
친한계 박정훈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헌법이 부정하고 있는 연좌제를 고리로 걸어서, 한 전 대표를 제명한 것"이라며 "이런 이유로 제명한다면 장동혁 지도부를 다 제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다만 친한계는 집단 탈당 등과 같은 선택은 하지 않을 계획이다. 앞서 정성국 의원은 전날 BBS라디오에서 "한동훈 전 대표가 가지고 있는 영향력, 지지층이 확고하고 언론 관심도 높아 개인으로 충분히 정치적 행동을 할 수 있다"며 "(친한계) 의원들은 한동훈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당연히 나올 것이기에 당에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 내부에서는 장동혁 대표가 직접 기자회견 등 입장 발표를 통한 수습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제명에 대해 공개적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기는 쉽지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이번 결정에 대해 "이런 논란이 있는 결정을 했으면 (장 대표가) 당원과 국민들에게 설명하는 것이 도리"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향후 중도 확장 행보에 대해서는 "한 전 대표 팬덤이 민주당 지지층은 아니지만 지방선거에 투표하러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가뜩이나 당 지지율이 쪼그라들어 있는데 우군일 수 있는 분들이 투표장에 나오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중진 의원은 "이제 당에 내분만 더 쌓이지 않겠냐"고 했다.
한 재선 의원은 "모든 의원이 제명 처분은 과하다고 하는 데 혼자서 결정하는 당 대표도 문제고, 무력시위를 하는 한 전 대표도 똑같다"며 "강대강으로 하다가 지금 이 상황이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두 사람이 자기 마음대로 하다가 당과 지방선거만 망쳐놨다"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는 한동훈 제명 사태와 관련한 후속 조치로 당헌·당규 개정 등 당력을 집중할 사안들을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장 대표가 오는 4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당의 쇄신 방안 등을 밝힐 가능성도 있다. 또 호남 및 제주 일정 등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설 연휴 전까지 당헌·당규 개정도 마무리하는 한편, 인재영입위원회와 공천관리위원회 등을 구성해 본격적인 선거 모드에 착수하며 한동훈 제명 사건에서 벗어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당 지도부의 이런 계획이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당장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명에 관한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한 전 대표는 자신의 소통 플랫폼 '한컷'에 기자회견 공지 글을 올리는 등 지지층 결집을 독려했다. 사실상 대규모 장외 여론전을 통해 장동혁 지도부를 압박하겠다는 계획으로 보인다.
또 가처분 신청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한 전 대표가 가처분 신청을 통해 법리 싸움으로 갈 경우 당은 심각한 내홍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당 관계자는 "지난번 이준석 사태를 봤을 때 당의 문제를 법원에서 법적인 판단을 받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으로 그 후폭풍은 생각 이상으로 강하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장동혁 대표 단식으로 잠시 수면 밑으로 가라앉은 지도부 비토론이 다시 고개를들 수 있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지층이 두동강 나면서 지지율 하락 등이 이어질 경우 장동혁 대표 체제도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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