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성' 나온 與 "법사위, 본질 집중해야"…'조요토미 희대요시' 자충수

박수현, 무소속 최혁진 겨냥 "조희대 망신 프레임 갇히게 돼"
"조희대 본인 유리한 답변만" 비판도…법사위원들은 '강경'

조희대 대법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5.10.1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임윤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14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전날(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 출석한 가운데 의원들의 질문에는 침묵하고 본인 주장만 펴고 나선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동시에 당일 국감이 본질은 쫓지 못하고 고성과 소란으로만 채워졌다는 자성적 목소리도 나왔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조 대법원장이 본인에게 유리한 '한덕수 전 총리를 만난 적이 없다'는 등의 답변만 하고 갔다"며 "내일(15일) 국감(대법원 현장검증)에서는 민주당 의원들도 좀 더 차분하게 본질적 질문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들을 두 가지의 본질적 답변은 △지귀연 판사 때처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석방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것 △지난 5월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 상황에 관한 명확한 설명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박 수석대변인은 여권 성향의 최혁진 무소속 의원이 전날 임진왜란을 일으킨 일본의 도요토미 히데요시 사진에 조 대법원장 얼굴을 합성해 '조요토미 희대요시'라고 팻말을 들고 비판한 데 있어서는 "최 의원의 의도는 이해하겠지만 본질적 답변을 이끌어내는 회의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 의원의 행동은 민주당과는 협의되지 않은 것이었다면서 "나는 비판적이다.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결과적으로 조 대법원장을 국회에 불러 압박하고 망신을 줬다는 프레임에 갇히지 않겠냐"고 했다.

김영배 의원은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를 통해 조 대법원장을 겨냥 "왜 지금 국민의 관심이 지대한지를 모르지 않을 텐데 일부러 모르쇠로 일관한 태도가 굉장히 무책임하게 보였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와 함께 "다만 국회가 사법부에 대해 견제라기보다는 압박하는 게 아니냐는 인상을 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우려를 국민이 하실 것"이라며 "그런 점은 앞으로 좀 더 신중히 해야 한다. 그러나 사법부도 성역은 아니어서, 분명하게 밝힐 것은 앞으로도 밝혀야 한다는 것을 조 대법원장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최혁진 무소속 의원이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질의하며 손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5.10.1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법사위에 몸담고 있는 의원들의 입장은 좀 더 강경했다.

서영교 의원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조 대법원장이) 마지막에 답변을 하기는 했지만 두루뭉술했다"며 "내일도 현장 국감이 있으니 (의혹이) 서서히 밝혀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서 의원은 최 의원의 '조요토미 희대요시' 팻말에 있어서도 "국회의원의 질의에 대해 제가 평가하는 것보다는 국민이 그걸 보셨고 법원은 왜 저런 얘기를 들을 수밖에 없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같은 날 MBC '뉴스투데이'에 출연한 김기표 의원도 "조 대법원장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며 "관례를 이유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앉아 있다가 중간쯤 (자리에서) 나간 것에 대해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조 대법원장은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성실히 (각종 의혹에 대해) 답변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조 대법원장을 부른 것은 삼권분립 침해라는 식의 의견은 (추석 때) 주변에 없었나'라고 묻자 "그런 의견을 얘기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법권의 독립을 스스로 해친 사람에 대해 국회가 묻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 사법부가 오만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더 많았다"고 했다.

한편 이번 주 발표가 예상됐던 민주당의 사법개혁안은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 추가 대책 등에 우선순위가 밀린 분위기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민주당 국감 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사법개혁안을) 이번 주에 발표한다고 공식적으로 얘기한 것은 없고, 추석 이후 발표하겠다는 정도로 얘길했었는데, 이번 주에 (발표를) 할지 안 할지에 대해서는 확정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cho1175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