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특검 체포하러 오자 수의 벗었다"…법사위 도마 오른 '속옷 저항'

박지원 "추잡" 서영교 "조폭"…정성호 법무도 "민망"
국힘 "억지 망신주기…전직 대통령 희화화 말아야"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의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실패한 1일 오전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특검팀이 탄 차량이 서울구치소를 빠져나가고 있다. (공동취재) 2025.8.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손승환 이정환 기자 = 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때아닌 윤석열 전 대통령의 '속옷 차림' 체포 거부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국민의힘은 '전직 대통령 망신 주기'라고 반발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민망하다"며 규정상 적절성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이날 브리핑에서 "체포 대상자가 전 대통령인 점을 고려해 자발적으로 집행에 따를 것을 권고했으나, 피의자는 수의도 입지 않은 채 바닥에 누운 상태에서 완강히 거부했다"고 밝혔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와 관련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전직 대통령이 어떻게 체면도 없이 옷도 안 입고 특검보가 와서 (영장을) 집행하려 하는데 드러누워서 일어나지 않는 추잡한 행동을 하느냐"며 "법무부 장관이 확실한 법 집행을 촉구해달라"고 말했다.

같은 당 전현희 의원도 "건강상 문제가 아니라 아예 법치주의에 대한 존중과 책임감이 없는 행태"라며 "지침이 없어서 인치나 강제구인에 협조를 못 한다면 법무부 내규 지침을 (검토해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이성윤 의원이 검사(출신)니까 '속옷만 입고 안 나오겠다고 누워서 발버둥 치는 사람들은 주로 어떤 사람들이냐'고 물었더니 '조폭(조직폭력배)들이 그런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과거 윤석열 검사가 구속한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이 출석을 거부했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다. 속옷만 입고 버티는 품격을 잃은 행태를 보지 못했다"며 "전직 국가원수 예우가 필요한가. 혼거실로 보내는 게 어떨까 한다"고 했다.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구치소 수감된 분들이 수사기관이 부르면 다 이렇게 할지 걱정이다. 옷 벗고 드러누워서 '못 잡아가니까 한번 해봐라' 할 때 법 집행 안 할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서울구치소 과밀 수용이 굉장히 심각한데 윤 전 대통령 혼자 방 3개를 차지하면서 속옷 바람으로 체포영장 집행도 거부하는 반법치, 무법이 법무부 내 교정시설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조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개인적으로 참 민망하게 생각한다. 규정을 잘 검토해 적절한지 보겠다"고 답했다.

당시 상황도 설명했다. 그는 "혹서기엔 아침 기상 시간인 오전 6시20분부터 취침 시간인 저녁 9시 전까지 반소매 티와 반바지를 착용하는 게 서울구치소 내부 규정"이라며 "장시간 규정대로 옷을 입지 않으면 입을 것을 명하고 불이행 시 벌점을 부과한다"고 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은) 반소매 상·하의를 정상적으로 입고 있다가 특검이 집행을 시도하자 그때 수의를 벗었고 특검이 나가자 바로 입었다고 한다"고 부연했다. 불이행으로 제재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취지다.

정 장관은 윤 전 대통령이 구속 기간 348명에 달하는 사람을 접견했다는 여당 주장엔 "규정 위반과 위법 행위가 있는지 면밀히 검토해 보고하겠다"고 했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재판 결과에 불만이 있거나 입장을 달리한다 해도 재판을 존중하는 게 법치주의의 근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여당이 공세를 펴자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윤 전 대통령 구치소 사태가 괜히 불필요한 가십거리로 희화화되지 않게 공정하고 엄정하게 다뤄달라"며 "억지 망신주기식 불공정한 행위는 없도록 신경 써달라"고 촉구했다.

송 의원은 "많은 여당 위원이 구치소에서의 일로 전직 대통령 망신 주기에만 골몰한다"며 "국민 보기에 그게 얼마나 감동적이겠나. 법사위가 그렇게 할 일 없는 동네가 아니지 않냐"고도 했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