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서도 '조국 사면' 요청 서한 대통령실 전달…"국민 대통합"

나상호 교정원장 "갈등·분열 해소하고 통합 위한 결단 필요"
"조국, 멸문지화 견뎌내고 국민 앞에 겸허히 서려는 지식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해 8월 28일 오전 서울 동작구 원불교 소태산기념관을 찾아 나상호 교정원장을 예방하고 있다. (국회의장실 제공) 2024.8.28/뉴스1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나상호 원불교 교정원장이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에 대한 특별사면을 요청하는 내용의 서한을 최근 대통령실에 전달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한은숙 전 교정원장을 비롯해 양원석 전북교구장 등 주요 보직자들도 이름을 올렸다.

정치권과 종교계 등에 따르면 나 원장은 이달 초 '이재명 대통령님께 - 자비와 화합의 대한민국을 기원하며'라는 제목의 서한을 대통령실에 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한에서 나 원장은 "대통령님의 국민과의 소통 노력과 포용의 정치철학은 원불교가 추구하는 정각정행(正覺正行·바르게 깨닫고 바르게 행함), 무아봉공(無我奉公·나라는 존재를 초월해 공익을 받듦)의 실천과 깊이 맞닿아 있다"며 "이러한 시대정신과 자리이타(自利利他·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는 일이 곧 나를 이롭게 함)의 실현이라는 관점에서, 저는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대통령님께 간곡히 청원드리고자 한다"고 했다.

이어 "조 전 대표는 우리 사회의 개혁과 정의를 위한 길 위에서 무거운 형벌을 짊어졌다"며 "법적인 논란과 사회적 갈등 속에서도 그가 보여준 침묵과 성찰의 자세는 참으로 모범적이었다. 멸문지화를 견뎌내고 국민 앞에 겸허히 서려는 지식인의 태도라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나 원장은 그러면서 "오늘날 대한민국이 보다 성숙한 민주주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갈등과 분열을 해소하고 국민 통합을 이루려는 결단이 필요하다"며 "조 전 대표의 사면은 단순한 사면이 아니다.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지혜로운 도량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나 원장은 거듭 "조 전 대표에게도 다시 한번 사회를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주실 것을 이재명 대통령님께 간곡히 요청드린다"며 "대통령님께서 조 전 대표를 사면한다면 조국은 이재명 정부를 위해 힘을 모을 것으로 믿으며, 이는 곧 국민 대통합의 상징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조 전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됐으며, 이후 수감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여권에서는 최근 조 전 대표에 대한 사면 주장이 확산하고 있다. 강득구 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 전 대표 사면을 공개 건의하고 우원식 국회의장은 직접 조 전 대표 면회를 다녀왔다.

종교계와 시민단체에서도 사면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10일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법대 교수 34명이 조 전 대표 사면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대통령실에 제출한 데 이어 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 스님이 근래 조 전 대표 사면 청원서를 대통령실에 보낸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한 종교계 인사는 "4대 종단이 7월 초 (대통령실에 사면 청원서를)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통상 4대 종단은 불교와 원불교를 포함해 천주교와 개신교를 뜻한다.

cho1175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