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수도권 원내대표? 기계적 균형 아닌 일 제대로 할 사람이 돼야"
"원내수석부대표·대선 상황실장 하며 '일을 되게 하는 사람' 평가받아"
김학용과 2파전…"공적책임과 우정은 분리, 양보한다면 무책임한 것"
- 박기범 기자,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조소영 기자 = "수도권 원내대표가 수도권 선거에 유리하다는 주장은 증명된 게 없습니다. 일의 맥을 짚고 책임을 지는 사람, 윤석열 정부 지지도를 올리고 총선 공천, 전략을 제대로 제시하는 역할을 하겠습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도전장을 낸 윤재옥 의원은 원내수석부대표와 지난 대선 상황실장 등을 수행하며 쌓은 경험, 그리고 직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일의 맥'을 짚어내고 '책임을 지는 사람'으로 평가받았다는 자신감과 함께 '일을 제대로 해낼 사람'을 차기 원내대표 기준으로 제시했다.
경찰 출신인 윤 의원은 2018~2019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시절 원내수석부대표를 하면서 당시 김성태 원내대표가 '드루킹' 특검을 끌어내자 민주당을 상대로 특검 세부 내용을 조율했다. 드루킹 특검은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징역형으로 이어지면서 문재인 정권에 치명상을 입혔다는 평가다.
지난 대선에서는 상황실장을 맡아 선거 전반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며 대선 승리를 이끌었다.
당내 최대 지지기반이자, 외연 확장의 장애물이란 평가를 동시에 받는 TK(대구·경북) 출신인 윤 의원은 이번 원내대표 경선의 변수로 꼽히는 '지역'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PK(부산·울산·경남) 출신 당 대표로 인해 원내대표 선거전에다 다소 불리할 수 있다는 관측에 그는 "기계적 균형으로는 현재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유력 경쟁자인 친구 '김학용 의원'을 향해서는 "공적책임 문제는 사사로운 우정과 분리돼야 한다"며 "양보한다면 무책임한 것"이라고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당 소속 의원들에 대해서는 "115명 전원이 대선 승리를 함께 한 전우이고 동지"라며 "모두가 그라운드에 나와 함께 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윤 의원과 일문일답.
―여소야대 국면을 돌파해 윤석열 정부를 뒷받침할 중책에 도전장을 냈다.
▶3선 국회의원이 되면서 당과 나라를 위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
지금은 위기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하고 있지만 국회 상황으로 인해 국정운영에 상당한 지장이 있다. 차기 원내대표는 원내수석부대표, 대선 상황실장을 하면서 가졌던 경험을 갖고 원내 협상과 차기 총선이란 두 가지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 책임을 갖고 있다. 이 시점에서 내 역할을 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여당 중진으로서 고민이 깊어 보인다.
▶뒷전에 앉아 있기에는 상황이 간단치 않다. 3선, 4선 의원이 되면 당이 어려울 때 나서야 한다는 책임감, 부담감, 주변의 요구 등이 복합적으로 있다.
―꼼꼼한 일처리로 알려졌는데.
▶꼼꼼한 일처리란 평가는 '일의 맥을 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나라와 당이 태평성대가 아닌 풍전등화 상황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자기를 드러내지 않고 디테일을 챙기고 실수 없이 일을 처리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원내대표가 그 역할을 해줘야 당대표가 외연확대 등 밖에서 편하게 일을 할 수 있다.
―지난 대선에서 어떤 역할을 했었나.
▶복잡한 선거에서 일정, 메시지, 유세 등 거의 모든 일들이 상황실장 손을 거쳐 결정된다.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해 각 직원들에게 지침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거 상황실장으로 갈 때만 해도 엉망진창이었다. 직원들에게 정확한 지침이 전달되지 않았다. 선거 조직은 이질적이고 혼합된 조직이다. 명확하게 경계선, 역할이 나뉘지 않는다. 티가 나는 일은 서로 하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일은 내빼는 일이 많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미팅을 통해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었다. 단, 효율적 회의를 위해 미팅 시간은 30분을 넘기지 않았다.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각자에서 지침을 전달했다. 두 달 동안 상황실이 잘 운영돼 좋은 결과가 나왔다. 선거가 끝나고 '일을 되게 하는 사람이다', '복잡하게 얽힌 것을 풀어낼 줄 아는 사람'이라고 말씀해주시는데 감사할 따름이다.
―친구 김학용 의원과 2파전이 예상된다.
▶사적으로는 김 의원과 무엇이든 함께 할 수 있고 양보할 수 있다. 하지만, 공적인 책임과 관련된 문제 아닌가. 사사로운 우정과는 분리가 돼야 한다. 대한민국 공직자로서 30년 이상 일해 온 사람이 고심 끝에 결심했다. 양보한다면 무책임한 것 아닌가.
―원내대표 경선은 의원들의 마음을 잡아야 한다.
▶지속적으로 의원님들과 소통하고 있다. 평상시 소통해온 만큼 제가 일하는 방법과 과정, 일하는 자세에 대해 많은 의원님들이 잘 알고 계실 거 생각한다. 김학용 의원님은 2년 쉬다 21대 국회에 오셔서 1년 동안 정말 열심히 소통하신 것 같더라.(웃음)
―의원들의 분위기는 어떤가.
▶다들 선거를 앞두고 걱정이 많다. 대한민국은 물론 자기의 정치적 미래에 대한 걱정이다. 사실 우리 당 의원 115명은 모두 대선 승리를 함께 한 전우이고 동지다. 중요하지 않은 분이 없다. 총선 승리, 윤석열 정부 성공을 모두 함께할 수 있도록 한 분도 관중석에서 구경하게 두지 않고 그라운드로 나와 함께 뛸 수 있게 만드는 원내대표가 되겠다.
―TK출신이다. 당내 최대 지지기반은 강점이지만, 외연 확장과 배치된다는 지적도 받는다.
▶수도권 원내대표론, 지역구도 안배 등 이런 얘기를 하는데, 지난 전대 과정에서 똑같은 이야기가 나왔지만 전대를 통해서 당원들로부터 주목받지 못한 게 확인됐다.
수도권 출신 원내대표가 수도권 선거에 유리하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사실로 증명된 것은 없다. 최근 선거를 보면 수도권 원내대표가 연달아 3번 있었지만 선거결과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
지역구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윤석열 정부 지지율을 견인하고 민심을 정확하게 꿰뚫어 보고 민심에 부응할 수 있겠는가, 누가 실수 없이 일할 수 있는가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남출신 김기현 당대표 선출 이후 지역적 요소가 더 부각되는 것 같다.
▶기계적 균형이 아니라 위기를 돌파해 승리로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 당의 자원을 어떻게 배치하고 활용할 것인가, '수도권=지역안배'라는 평면적 사고에서 나아가 입체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총선을 앞두고 해야 할 것이 많다. 대통령 지지율을 올리고 국정 신뢰도를 올려야 한다. 민주당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공천, 좋은 공천으로 잡음을 없애야 한다. 선거전략, 정책 메시지가 하나의 세트가 돼야 한다. 그런 일을 하는데 제가 역할을 하겠다.
―당은 안정됐지만, 지지율 상승은 보이지 않는다.
▶지지율은 오를 수도, 내릴 수도 있다. 어떤 요인이 있는지 정확하게 분석해야 한다. 우왕좌왕하기보다는 심층적인 원인을 찾아서 제대로 된 대응을 하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소야대, 총선 등 정치적 상황이 복잡한 가운데 야당과 협상을 이끌어야 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어느 한쪽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협상은 없다. 더구나 우리는 숫자도 적지 않은가.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는 '정치'를 해야 한다. 민주당에 호소하고 싶다. '정치 수준을 높이자', 그 방법을 찾아보자고. 21대 국회가 한 해밖에 남지 않았다. 국민들이 볼 때 산적한 일이 많다. 대화와 타협, 역지사지 자세로 여야 모두 노력해야 한다.
―야당 원내대표 경선도 앞두고 있다. 어떤 사람이 되면 좋겠는가.
▶다들 훌륭한 분이다. 누가 원내대표가 되더라도 막중한 책임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서로 대화하고 소통해야 한다. 정치 스타일에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여야 모두 막다른 골목에 있다. 그러니 누가 되든 협상하고 협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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