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곡관리법, 국회 본회의 표결 연기…"3월 첫째 본회의까지 협의"(종합)

표결 예정이었지만 김진표 국회의장 "여야 합의 도출하라"
"거부권 행사 선포된 상황…합의 안 되면 민주당 안으로 표결"

김진표 국회의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3회 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3.2.27/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이서영 기자 = 과잉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본회의 표결이 미뤄졌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27일 오후 본회의에서 여야 교섭단체대표와 의견을 나눈 후 "오늘 제출된 의사일정 변경 동의에 대해서는 표결을 좀 미루고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여야 합의를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이 안건에 대해서는 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위원과 오늘 의사일정의 안건 추가와 관련해서 협의를 그동안 해왔다"며 "민주당은 책임 있는 원내 다수당으로서 법안의 합의 처리 능력을 마지막까지 기울여주고, 국민의힘도 협상에 적극 임해서 합의안을 도출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양곡법 처리) 의사일정이 본회의에 회부된 대로 처리하는 게 맞지만 지금 이 안건에 관해서는 정부 쪽에서 거부권 행사가 공공연히 선포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의장으로서는 국회의 입법권이 존중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당이 의장의 조정안을 받아들인 건 높이 평가하지만 국민들에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데 국민의힘도 한번 기회를 주면 협의안을 만들어보겠다고 한다"며 "한 번만 더 기회를 갖고 협상을 하는 게 어떻겠나"라고 제안했다.

김 의장은 "국회에서 거부권이 전제되는 입법을 하는 것보다는 국회에서 의결을 하고 정부에 이송하는 게 맞다. 그것이 정말 농민을 위한 일"이라며 "만일 거부권을 행사해서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는다면 누구를 위해서, 마치 허공에 대고 하는 주먹질과 같이 누구를 위해서 이 법안을 의결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김 의장은 여야 합의 시한에 대해 3월 첫 번째 본회의까지라고 정했다. 그는 "늦어도 3월1일까지는 3월 의사일정을 합의하고 그 의사일정에 따른 첫 번째 본회의 소집일까지 협의가 되면 협의된 대안으로 (표결할 것)"이라며 "협의가 되지 않으면 지금 민주당이 낸 수정안으로 본회의에서 표결하도록 약속한다"고 말했다.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3회 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 2023.2.27/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현행 양곡관리법에는 쌀 초과 생산량 3% 이상 또는 5% 가격 하락 시 정부는 쌀을 '매입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민주당의 안은 이를 '매입해야 한다'고 의무화하는 게 골자다. 민주당은 쌀값 안정과 식량 안보를 위해 정부의 의무적인 매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놓고 상임위인 농림축산해양수산위에서 여당인 국민의힘 측 의원들이 '쌀 과잉 생산을 심화할 것'이라며 거세게 반대하자 야당이 단독으로 본회의에 직회부하는 등 충돌이 이어졌다.

이에 지난 23일 김진표 국회의장은 쌀 초과 생산량을 3~5%, 가격 하락 폭을 5~8%로 조정하고, 쌀 재배 면적이 증가하면 매입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예외조항을 담은 수정안을 제시했다.

민주당은 이를 수용한 수정안을 다시 발의해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했지만 국민의힘은 반대 의견을 유지하면서 평행선을 달렸다.

다만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실제 입법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대통령실은 민주당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시장 질서를 왜곡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도 올해 초 농림축산식품부 업무보고에서 "무조건 정부가 매입해주는 양곡관리법은 농민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부정적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이에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2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 대통령에 거부권 행사 건의를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본회의가 열리기 직전 의원총회를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에서 그럼에도 계속 밀어붙인다면 방법은 '대통령 거부권' 행사밖에 없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