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속풀이]이준석이 끌어모은 '20·30세대'…전대 구도 흔들까

'이준석 바람'으로 2030 신규당원 대거 유입, 전대 막강 영향력 행사 전망
친윤도 비윤도 '책임당원' 세 불리기 경쟁 돌입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부산 당원과의 만남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2022.12.12/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오는 2024년 4월 치러질 총선에서 공천권을 거머쥐게 될 당대표를 뽑는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세대별로 양분된 '책임당원 표심'에 따라 향배가 갈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의 지지 기반인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자)이 새 당원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당대표 선거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분석이 많기 때문이다. 그동안 당원의 70%가 50대 이상인 국민의힘에서는 6070세대 당원 표심에 따라 당대표가 주로 결정되어 왔다.

이같은 상황은 룰 변경을 둘러싼 논쟁과 연관되어 있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거나 상대적으로 젊은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이나 안철수 의원의 경우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 당원 투표 70%'이라는 기존룰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김기현, 권성동 의원 등 당 주류들은 역선택 방지를 위해 여론조사 비율을 줄이고 당원투표 비율을 80% 또는 90%, 많게는 100%까지 높이자고 주장하고 있다. 당대표는 당원들의 대표이지, 일반 국민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는 취지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1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원들의 대표인 원내대표는 의원님들이 뽑는 거고, 당원들의 대표인 당대표는 당원들이 뽑는 것이라는 의견들이 많은 것 같다"며 당원투표 비율을 높이자는 친윤계 주장에 힘을 실었다.

현재 국민의힘 책임당원은 78만~80만명 규모다. 6·1 지방선거 직후 79만~80만명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이준석 징계 사태' 영향으로 75만명가량으로 줄었고, 전당대회를 앞두고 최근 입당이 이어지면서 80만명 선까지 반등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작년에 이준석 전 대표를 뽑은 전당대회의 책임당원이 28만명인데, 지금 이 순간 책임당원이 80만명으로 거의 3배 가까이 늘었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당원 확장세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수도권이다. 지난 7~8월까지 서울·경기를 중심으로 신규 당원이 대거 유입되면서 2030세대 당원 비율도 17~18%까지 상대적으로 늘어났다.

구체적인 세대별 비율을 보면 지난 7~8월 기준 전체 책임당원 76만명 가운데 20대 6만, 30대 7만, 40대 11만~12만, 50대 13만, 60대 11만명, 70대 19만명 등으로 파악됐다. 20~30대 책임당원이 13만명으로 주력 지지층인 50대(13만명)와 맞먹을 정도다. 최근 여당 지도부가 '수도권, MZ세대(2030대) 당대표'를 강조하고 있는 이유다.

이처럼 2030대 당원 비율이 늘면서 모든 당원이 친윤계 당권주자의 우군은 아닐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이 전 대표의 지지기반인 2030대가 주류층 보다는 이준석 전 대표와 가까운 유승민 전 의원 등 비윤계에 힘을 실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는 재임 시절부터 "당원 가입하기 좋은 날"이라는 메시지를 올리는 등 당원 가입을 독려해 왔다.당 윤리위원회의 추가 징계 결정이 내려진 지난 10월에도 그는 페이스북에 "어느 누구도 탈당하지 말고 각자의 위치에서 물령망동 정중여산(勿令妄動 靜重如山·경거망동하지 않고 태산처럼 신중하게 행동하라)"이라고 적었다.

이를 의식한 듯 친윤계 의원들은 최근 지역구에서 신규 당원 모집에 집중하고 있다. 친윤계가 주축이 된 공부 모임 '국민공감'으로 세 결집에 나서는 동시에 전당대회에서 움직일 수 있는 당원 규모도 확장하겠다는 의도다.

지난 10일 친윤 핵심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이 "부산과 경남에서 버스 60대, 3000여 회원들이 합천체육관에서 우정을 나누며 단합의 시간을 가졌다"며 지역 조직인 '여원산악회' 모임 사진을 올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비윤계로 분류되는 조경태, 윤상현, 안철수 의원 등도 최근 지역 당협을 돌며 당심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국민의힘 구조상 당대표는 대구·경북(TK)의 50대 이상 당원들이 누구를 지지하느냐가 핵심 변수로 작용해 왔다. 지난 2019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전당대회에서 당시 오세훈 후보가 국민여론조사에서 과반 득표했지만,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50대 이상 당원들의 압도적인 지지에 힘입어 오 시장을 제치고 당권을 거머쥔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 전 대표가 선거인단·여론조사에서 고루 높은 득표율을 얻은 배경에도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전통 당원들의 지지가 있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당원 비율이 달라지고 있는 만큼 내년 당대표 선거는 지금까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내년 전당대회에서는 새롭게 부상한 2030대 당원과 50대 이상 전통 당원의 경쟁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대선과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그동안 국민의힘이 취약했던 2030과 수도권에서 신규 당원이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국민의힘이 집권여당 전국정당으로서 미래가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반면 부산·울산·경남(PK)을 지역구로 둔 한 의원은 "영남권 당원 비율이 높기 때문에 당대표는 수도권이 아닌 영남권 당심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