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갈등 해법 못찾는 野…'기동민 결단론' 제기

서울 동작을 및 광주 광산을 공천 후폭풍 해소 못해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동작을 전략공천 결정에 반발하며 국회 당대표실에서 점거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허동준 새정치민주연합 전 동작을 지역위원장(오른쪽)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는 안철수, 김한길 공동대표에게 항의하고 있다.2014.7.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김현 서미선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이 7·30 서울 동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전략공천 후폭풍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허동준 전 동작을 지역위원장은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닷새째 국회 당 대표실에서 농성 중에 있는 데다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한 광주 광산을 보궐선거 공천에도 여전히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동작을 공천은 당 지도부가 지난 3일 ‘기동민 전략공천’을 전격 결단한 후 닷새가 됐지만, 여전히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허 전 위원장이 당 대표실에서 점거농성을 하고 있는 탓에 지난 4일에 이어 7일 최고위원회의도 장소를 원내대표실로 변경해 개최했다.

허 전 위원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개최 전 원내대표실로 들어와 "5일 동안 당 대표실에서 농성 중인데 (당에선) 아무도 말을 안 하고 있다"며 "14년째 지역에서 고생한 사람을 두고 3번씩이나 전략공천을 했다. 제 인생을 걸었는데, 좀 도와주셔야 하는 것 아니냐. 주민들의 민심을 고려해 이렇게 재의를 요청하고 있는데 한번 정도는 좀 들어봐달라"고 요청했다.

허 전 위원장은 "기 전 부시장과 저는 23년 지기다. 어떻게 23년된 동기의 지역에 기 전 부시장을 전략공천 할 수 있느냐. 국민이 볼 때 납득이 되겠느냐"면서 "당 지도부가 설명이나 이해, 설득을 했어야 했는데 한 번도 안 한 것 아니냐. 저 같은 원외위원장은 선거 때 맨날 부려먹고 (공천 때는) 맨날 팽시키느냐. 제가 무슨 경쟁력이 떨어지느냐"라고 항의했다.

허 전 위원장과 지지자들은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는 김·안 공동대표를 겨냥, '동작을 지킨 사람이 누구입니까'라는 문구를 적힌 피켓을 들고 재의를 요청하는 시위를 벌였지만, 두 공동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묵묵부답하며 회의실로 들어섰다.

대신 안 공동대표는 회의에서 "정부여당이 어려워질수록 우리 책임의 무게도 그만큼 커진다. 책임을 감당하기 위해선 낡은 기득권을 버려야 하고, 희생과 헌신이 필요하다"며 "변화하면 고통스럽더라도 민심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다. 우리 모두의 헌신 위에 우리는 미래세력·대안세력으로 한발씩 나가야 한다. 저도 그러기 위해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희생과 헌신'을 재차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새정치연합 내에선 당 지도부가 '동작을 전략공천' 결정을 번복하긴 힘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한 핵심당직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기 전 부시장 전략공천 결정은 그대로 갈 수밖에 없다"면서 "여기서 결정을 뒤집으면 두 공동대표는 물론 최고위원 전원이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기 전 부시장의 ‘결단’이 이번 사태를 해결할 유일한 방안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또 다른 핵심당직자는 "동작을 공천 부분은 당 지도부가 번복하긴 힘들다"며 "기 전 부시장이 여러 가지 관계를 고려해 정치적인 결단을 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광주 광산을 보선 공천도 여전히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광주 광산을에 공천을 신청했던 기 전 부시장을 동작을에 전략공천하면서 광주 광산을도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했지만, 누구를 전략공천 할지를 놓고선 답보상태다. 당의 전략파트의 한 관계자가 "하루하루 달라져 판세를 읽을 수가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할 정도다.

여기에 광주 광산을 보선에 공천을 신청했던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은 강하게 반발, '무소속 출마'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배수진을 치고 있는 상태다.

천 전 장관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방송에 나와 "당초 (당 지도부가) 경선을 하겠다고 공표했다가 뒤늦게 전략지역으로 결정했다. 제 출마를 제지하기 위해 입장을 바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무소속 출마 가능성에 대해 "광주 시민들은 (윤장현 후보를 전략공천한) 광주시장 선거에 이어 자신들의 선택권이 박탈되는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당 지도부에선 광주 광산을 전략공천 방침을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에서 "광주가 심상치 않기 때문에 잡음 없이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두 대표가 고민해야 한다"고 '경선 변경'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한길 공동대표는 "잘 알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조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민주적인 방식과 절차를 통해야 한다. 면접까지 보고 특별한 하자도 없는데, 특정 인물을 배제시키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천 전 장관까지 포함한 경선을 주장했다.

이와 관련, 당 안팎에선 천 전 장관의 대항마로, 18대 대선 당시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폭로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거론되고 있지만, 당 지도부에선 "순수성이 왜곡될 수 있다"며 부정적인 반응이 많은 편이다.

한편, 최근 당 일각에서 공천 갈등을 계기로 조기 전당대회 개최론이 제기되고 있는 데 대해 안철수 공동대표측에선 상당히 불쾌해하는 기류다. 안 공동대표측의 한 핵심인사는 "물에 빠져 죽어가는 사람 살려놨더니 이제 보따리 내놓으라는 격이다. 안철수 백신 갖고 살아놓고선 이런 식으로 흔들기에 나서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