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시책 의견'까지 내는 '후계자' 주애…'공식 직함' 부여에 주목

국정원 "후계자 내정 단계로 분석"…당 직함 받을 가능성 커져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딸 주애.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국가정보원(국정원)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딸 주애가 후계자 내정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12일 밝혔다. 후계자 여부가 불확실했던 주애가 북한의 4대 세습의 가장 유력한 후보자가 됐음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으로, 주애가 곧 열릴 9차 노동당 대회에서 '공식 직함'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음을 시사한다.

국회 정보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이성권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은 주애가 일부 시책에 의견을 내는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고 밝혔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해 연말부터는 의전서열 2위로서 주애의 위상이 부각되고 있다"며 "현장에 직접 나가 애로사항을 듣고 해소하며, 시책을 집행하는 의견을 개진하는 등 적극적으로 역할이 강화됐다는 점에서 현재 내정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정황에 따라 주애가 곧 당 혹은 내각의 공식 직함을 받아 공식적인 후계자 수업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다시 제기된다. 시책에 의견을 내는 것은 사실상 국정에 공식적으로 관여하고 있음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주애 공개활동 매년 증가세…'세습 기반 구축' 평가

주애의 공개활동이 지난 3년간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북한 내부에서 주애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아산정책연구원이 발간한 '2025년 김정은 공개활동으로 본 북한정세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11월부터 시작된 주애의 공개활동은 2023년 10회, 2024년 12회에서 2025년 15회로 증가했다. 공개활동의 성격도 군사·경제 분야 중심에서 작년에는 대외 분야로까지 확대됐다.

특히 지난해 9월엔 김 총비서가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하면서 주애를 데려가기도 했다. 통상적으로 북한의 후계자가 최고지도자와 중국을 방문하는 것이 일종의 '신고식'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주애의 베이징행을 두고 후계자설이 크게 부각된 바 있다.

박영자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실 선임연구위원은 "이같은 동향은 김정은 유일영도체계 강화와 함께 영도체계의 한 부분인 후계 문제의 기본 기조가 '4대 세습'으로 확정됐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라며 "후계 문제는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도 확장하며 '김정은의 자녀'가 차기 최고지도자가 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하는 정당화 전략이 수행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분석했다.

박은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 연구위원도 지난해를 기점으로 주애가 기존의 '공간 질서'와 다른 구도로 북한 매체의 조명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애가 아버지인 김정은 총비서와 나란히 걷거나 때로는 김 총비서보다 더 중앙에 서 있는 장면이 모든 주민들이 볼 수 있는 매체를 통해 공개되는 등, 이례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지난 1월 1일 주애가 처음으로 선대 지도자들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는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올해 초엔 금수산태양궁전 처음 참배하며 '4대 세습' 공식화

특히 주애는 올해 1월 1일에 처음으로 선대 지도자들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공개 참배하기도 했다. 이때도 북한 매체들은 주애가 아버지인 김 총비서, 어머니인 리설주 여사를 옆에 두고 정중앙에 선 모습을 공개했다.

이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이를 두고 "북한이 주애의 후계자 이미지를 본격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의도"라며 "주애가 매우 어린 나이임에도 김 총비서가 그를 각종 대내외 일정에 동행시키며 존재감을 부여하는 것은 자신의 갑작스러운 유고에 대비하기 위한 측면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지난 2008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60대의 젊은 나이에 뇌졸중으로 쓰러졌을 때, 김 총비서는 만 24세의 나이였다. 그는 이미 후계자로 낙점된 상황이었으나, 당으로부터 받은 공식 직함이 없고 주민들은 그의 존재조차 모르는 상태였다. 김 총비서가 이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일찌감치 4대 세습 구도를 강화해 체제 안정성을 제고하려는 의도로 주애를 빠르게 공개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한기범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선임연구위원은 "장남인 김정남이 후계 구도에서 갑자기 밀려나며 '속전속결형 후계자'였던 김 총비서가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세습 기반을 구축하지 못해 집권 후에도 '애송이' 취급을 받는 심적 고통이 심했음을 의미한다"라고 짚었다.

이런 맥락에서 주애가 이달 하순에 열리는 9차 당 대회에서 당의 공식 직함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장 말단의 직함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과, 북한이 지난 2021년 8차 당 대회 때 신설한 '노동당 제1비서'라는 높은 직함을 받을 가능성이 동시에 나온다. 북한은 당 제1비서를 '노동당 총비서의 대리인'으로 규정한 바 있다.

반면 13~14세 정도로 추정되는 주애가 아직 어리기 때문에 이번 당 대회 때 직함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노동당 규정상 18세 이상만 입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