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민생은 1면·軍은 2면…주민에게 '군사 주력' 메시지 힘 빼기
지난 1일과 12일 군사 행보 보도는 신문에 실리지 않아
일각에선 "경제 및 군수 부문 두루 다니며 균형 잡으려는 의도"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최근 북한이 주민들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김정은 총비서의 동정을 보도하면서 군사 부문 행보보단 '민생'과 관련이 깊은 보도를 앞세워 주목된다.
신문은 19일 1면에 김 총비서가 신의주 온실 종합농장 건설과 지역개발 사업을 현지에서 지도한 소식을 보도했다. 총 12장의 사진을 대거 보도하면서 김 총비서가 현장을 점검하는 모습, 현재 건설 중인 온실 모습 등이 공개됐다.
같은 날 김 총비서는 무인 항공 기술 연합체 산하 연구소와 기업소에서 개발 생산 중인 무인 장비들의 성능시험을 지도했다. 그러나 이 소식은 2면에 보도됐다.
북한에서 김 총비서의 현지 지도 행보는 가장 가치가 높은 기사로 보도되는데, 그중에서도 특정 분야 기사를 1면에 앞세워 보도한 것은 의도가 있다고 보인다. 주민들에게 김 총비서가 무기 개발이나 군사 분야에 치중하고 있는 모습보다는 '먹거리'와 밀접한 온실 개발과 지방 발전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부각하고 싶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신문은 지난 9일 자에서 김 총비서가 구성시병원 건설장을 찾고 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개발을 위한 탄소섬유 고체 엔진 분출시험을 참관한 소식을 동시에 알렸는데, 그때도 주민 보건·의료 부문인 병원 방문 소식이 톱기사로 배치됐다. 탄소섬유 고체 엔진 시험 기사는 작게 하단에 보도됐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김 총비서의 구성시 병원 건설 현장 방문 소식보다 탄소섬유 고체 엔진 시험 참관 보도가 작게 이뤄진 것은 최고 지도자가 민생을 챙기고 있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최근 북한 보도에는 군사 부문 행보를 대내에 보단 대외에 알리기 위한 경향성이 드러나고 있다.
김 총비서가 지난 12일 장갑방어무기연구소·전자무기연구소를 방문한 것은 주민이 볼 수 없는 조선중앙통신에만 보도됐다. 앞서 지난 8월 31일 새로 조업한 중요 군수 기업 방문 소식도 노동신문에는 보도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정부는 북한이 '대외용'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라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김 총비서의 경제 및 군사 부문 현지 지도를 균형 있게 보도하면서 각 분야 연말 성과 선전을 극대화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평가한다. 북한은 오는 10월 10일 당 창건일 80주년을 앞두고 있으며, 내년 초쯤엔 제9차 당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석좌교수는 "김 총비서의 현지 지도는 국방과 경제 두 축에서 동시 진행되는 특징이 있다"면서 "마무리 단계에 있는 온실 종합농장건설 현장 방문으로 제8차 당대회 성과를 극대화하고 제9차 당대회로 연결하려는 의도"라고 강조했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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