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7일간 정전이라니…"집안이 찜통" 못견뎌 밖으로 나온 주민들
청주 산남주공 4단지 변전설비 교체로 전기공급 중단
"엘리베이터도 선다는데…더위로 쓰러지면 누가 책임"
- 장예린 기자
(청주=뉴스1) 장예린 기자
더워서 집 안에 못 있겠다.
변전설비 교체 공사로 지난 27일부터 전기 공급이 끊긴 충북 청주시 서원구 산남주공 4단지. 오후 1시가 되자 주민들이 더위를 피해 하나둘 집 밖으로 나왔다.
보통 더위를 피하려 냉방기가 있는 실내로 찾아드는 모습과 너무도 상반된 모습이다. 아파트 곳곳에 마련된 정자에서는 주민들이 얼음물과 부채를 들고 연신 더위를 식혔다.
집 앞 정자에 앉아 있던 주민 A 씨는 "집이 너무 더워 도저히 버틸 수가 없었다"며 "에어컨도 선풍기도 안 되니 어쩔 수 없이 밖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전기가 끊긴 첫날부터 34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예상했던 주민들 불편도 이어졌다.
402동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정전이 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냉장고 밑으로 물이 흘렀다"며 "얼어있던 음식이 녹아 수건으로 냉장고 밑을 받쳐놓고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음식 상한 걸 잘 못 먹고 식중독이라도 걸리면 큰일"이라며 "상한 음식은 누가 보상해 주느냐"고 지적했다.
거동이 불편한 주민들의 걱정은 더 컸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마련한 임시 쉼터가 있지만, 땡볕에 그곳까지 이동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다.
임시 쉼터는 보통 걸음으로 8분가량 떨어져 있었지만, 폭염에 지친 노인들에게는 그마저도 먼 길이었다.
한 주민은 "날이 이렇게 더운데 연세 많은 분과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이 임시 쉼터까지 어떻게 가겠느냐"며 "집에서 버티는 어르신이 더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어르신들이 더위로 쓰러지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며 "거동이 불편한 분들은 임시 쉼터까지 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주민 B 씨는 공사 마지막 날이 가장 큰 걱정이라고 했다. 현재는 승강기를 이용할 수 있지만, 다음 달 3일에는 승강기 운행이 중단되기 때문이다.
B 씨는 "마지막 날은 엘리베이터를 사용할 수 없는데 4층에서 어떻게 오르내려야 할지 막막하다"며 "만약 화재나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대피해야 하는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오후가 되자 한솔초등학교와 수곡초등학교에 마련된 임시 쉼터에는 더위를 피해 나온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초등학생 손녀와 함께 쉼터를 찾은 한 할머니는 "손녀가 너무 더워해서 집에 있을 수가 없었다"며 "잠깐이라도 시원한 곳에서 쉬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산남주공4단지는 27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전기실 변전설비 교체 공사를 진행한다. 27~28일에는 고압 작업을 위해 단지 전체에 전기 공급이 끊긴다(뉴스1 7월 26일 보도 참조).
이후에는 동별로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순차적으로 전기 공급이 중단되고, 공사 마지막 날에는 승강기와 급수 사용도 일시 중단될 예정이다.
관리사무소는 한솔초와 수곡초 강당을 임시 쉼터로 운영하고 경로당을 개방하는 등 주민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노후 변전설비 교체를 더 미루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난해에도 4차례 변압기 고장으로 단지 전체가 정전돼 사고 예방을 위해 공사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yr05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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