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오세훈 '청년 AI'엔 "실효성 없다"…민주당, 지선 땐 AI 구독료 지원 공약
민선 9기 첫 청년정책 56억2500만원 전액 삭감…"총체적 부실 사업"
서울시 "근거자료 제출" 반박…일부 與 시의원 지선 때 유사 지원 약속
- 구진욱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의 '청년 AI 사다리' 예산을 전액 삭감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들이 AI 구독권 지원의 실효성을 문제 삼았지만, 정작 일부 의원들은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유사한 AI 구독료 지원을 공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9일 서울시와 서울시의회 등에 따르면 도시계획균형위원회는 서울시가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신규 편성한 '청년 AI 성장권 지원' 예산 56억2500만 원을 전액 삭감했다.
해당 사업은 오 시장이 지난 7월 발표한 민선 9기 첫 청년정책으로, 19~29세 서울 청년 50만명에게 생성형 AI 이용권과 교육·취·창업 연계 등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서울시가 유료 AI 구독권 지급이 청년의 AI 활용 역량 향상에 어떤 효과가 있는지 객관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인 교육계획과 지원 대상 50만 명의 산출 근거가 부족하고 수요조사도 추경안 제출 이후 이뤄졌다며 사업을 '총체적인 부실 사업'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시는 관련 자료를 상임위에 이미 제출했다며 반박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2025 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서 20대 생성형 AI 유료 구독률이 21.2%에 그친 점과 서울 청년 인구, 예상 신청률, 예산 여건 등을 종합하고 전문가 자문을 거쳐 50만명을 우선 지원 규모로 정했다는 설명이다.
서울시가 최근 청년 61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86.7%가 사업 참여 의향을 밝혔고, 71.8%는 가장 필요한 지원으로 'AI 이용권 제공'을 꼽았다. 다만 해당 조사가 추경안 제출 뒤 실시됐다는 점은 민주당이 문제 삼고 있다.
AI 구독 지원 예산이 전액 삭감된 것과 별도로, 일부 민주당 시의원들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비슷한 지원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는 점은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민선 9기 민주당 시의원들의 AI 관련 공약 현황을 보면 AI 관련 공약을 내건 의원은 모두 11명이다. 이 가운데 최소 5명은 생성형 AI나 소프트웨어 구독료·구입비를 직접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김미주·노성철·함대건 의원은 청년·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AI 프로그램 또는 디지털 소프트웨어 구독료를 지원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번 예산을 직접 심사한 도시계획균형위 소속 박무영 의원은 대학생과 취·창업생에게 'AI 에이전트 및 소프트웨어 구독료'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옥동준 의원 역시 학생에게 챗GPT 등 생성형 AI 프로그램 구입비를 지원하겠다고 공약했다. 박 의원과 옥 의원은 모두 이번 예산 전액 삭감에 참여했다.
이들 의원과 민주당은 지방선거 당시 제시한 공약과 이번 예산 삭감이 배치되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AI 구독료 지원이라는 정책 방향 자체가 아니라 이번에 서울시가 제출한 사업의 구체적인 설계와 준비 정도를 문제 삼았다는 설명이다.
박무영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같은 내용을 공약했다"면서도 "구독료 지원 자체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조사 없이 단순 배포 방식으로 추진한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두세 달 뒤 본예산이 있는 만큼 제대로 준비해서 다시 가져오라는 취지"라며 특정 AI 업체에 대규모 이용자가 묶일 가능성 등도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찬양 서울시의회 민주당 대변인은 "AI 지원이 필요하다는 방향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실행계획과 사후관리 방안이 부실해 일회성 사업으로 끝날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노성철 의원도 자신의 공약과 서울시 사업이 "청년들의 AI 접근성을 높이고 비용 부담을 낮춘다는 기본적인 정책 방향에서는 같다"면서 "서울시가 충분히 보완한다면 AI 구독료 지원정책 자체를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청년 AI 성장권 예산은 현재 도시계획균형위원회에서 전액 삭감된 상태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를 거쳐 최종 추경안은 오는 11일 본회의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kjwowe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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