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버스 16일 또 멈추나…'출퇴근 대란'에 필수공익사업 재점화
1월 파업 운행률 6.8%…최근 두 차례 90% 이상 버스 멈춰
서울시 "최소 운행 필요"…노동계는 단체행동권 제한 우려
- 신건웅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서울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오는 16일 첫차부터 전면 파업을 예고하면서 올해 초 벌어졌던 '출퇴근 대란'이 8개월 만에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월 파업 당시 서울 시내버스 운행률이 6%대까지 추락해 사실상 기능이 마비됐던 만큼, 앞으로는 시내버스를 철도처럼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해 최소한의 운행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9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지난 3월부터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9차례에 걸쳐 2026년도 단체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노조는 조정이 성립되지 않을 경우, 오는 16일 첫차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갈등의 핵심은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이다. 앞서 서울고등법원은 동아운수 사건에서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을 월 176시간으로 판단했다. 이후 대법원은 다른 쟁점을 일부 파기환송했지만, 176시간을 인정한 원심 판단은 파기하지 않았다.
노조는 이를 근거로 176시간 기준이 확정됐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측은 대법원이 176시간 기준의 타당성을 명시적으로 판단한 것은 아니라며 파기환송심에서 209시간 또는 230시간 기준을 다시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조정이 최종 결렬돼 실제 파업으로 이어질 경우다. 지난 1월 13일 서울 시내버스가 전면 파업에 돌입했을 당시 첫날 운행률은 6.8%에 그쳤다. 전체 버스 7018대 가운데 478대만 운행했다. 100대 가운데 93대 이상이 멈춘 셈이다. 이튿날 오전에도 운행률은 약 8%에 머물렀다.
서울시는 지하철 운행을 하루 200회 이상 늘리고 전세버스 700여대와 자치구 무료 셔틀버스 등을 긴급 투입했지만, 주요 역사와 택시 승강장 등에서 혼잡이 이어졌다.
2024년 3월 서울 시내버스 파업 때에도 운행률은 4.4%에 불과했다. 최근 두 차례 파업 모두 90%가 넘는 버스가 멈춘 셈이다.
서울의 버스 수송분담률은 20.1%로 지하철(43.5%)에 이은 주요 대중교통 수단이다. 버스는 지하철이 닿지 않는 지역의 이동까지 담당하는 만큼 전면 파업 시 시민 불편을 다른 교통수단만으로 해소하기도 어렵다.
반복되는 사실상 전면 운행 중단을 막기 위해 시내버스를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현행 노동조합법상 시내버스는 공익사업이지만 필수공익사업에서는 빠져 있다. 철도·도시철도·항공운수 등이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돼 파업 때에도 일정 수준의 업무를 유지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된다고 파업 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노사가 파업 중 유지해야 할 업무와 최소 운영 수준, 필요 인원 등을 정하고, 쟁의행위 기간에는 파업 참가자의 50%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대체근로도 가능하다. 파업권은 보장하되 현재처럼 버스 대부분이 한꺼번에 멈추는 것을 막기 위한 '최소 운행선'을 두는 셈이다.
서울시는 2024년 3월 파업 이후 정부에 필수공익사업 지정을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다. 버스가 서울 교통의 약 20%를 담당하는 데다 준공영제를 통해 지방정부가 운송손실을 재정으로 지원하는 만큼 지하철과 유사한 공공성을 갖고 있다는 주장이다.
국토교통부도 지정 필요성에 동의하고 있다. 시내버스 파업이 시민의 출퇴근 등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특히 지하철이 없는 지역에서는 버스가 사실상 유일한 대중교통수단이라는 점이 근거다.
국회에서는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준공영제 시내버스를 필수공익사업에 포함하는 노동조합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파업 때 최소 운행을 유지하고 중단된 업무에 대체인력을 투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노동계는 필수공익사업 지정이 단체행동권을 과도하게 제한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지하철·택시 등 대체수단이 존재한다는 점 등을 들어 신중한 입장이다.
다만 서울시는 파업권을 없애자는 것이 아니라 시민에게 최소한의 이동수단을 보장하자는 취지라고 강조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월 "필수공익사업 지정은 파업권을 전면 제한하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쟁의권을 존중하되 시민의 기본적인 이동권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 운행을 확보하는 장치"라고 말했다.
국회 토론회에서는 출퇴근 시간대나 지하철 등 대체수단이 부족한 지역을 필수노선으로 정하고, 일반 노선도 평상시의 20~30% 수준을 운행하는 방안 등이 제시됐다. 파업권을 보장하면서도 시민의 '최소 이동권'은 지키자는 취지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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